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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Nov 27. 2024

DREAM PATH

꿈길

[PATH TO DREAM: ENTRAPMENT Ver.2.] 2005. 12. 24. NOTEPAD. MEMENTO SKETCH by CHRIS


 "모든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연금술사의 이야기> 중에서 



 꿈 안은 밤하늘 저리도 넓은데

 별 헤는 사람들 어디를 보나

 내 님이 잠든 곳 거기일까

 꿈일랑 흩어진 저 눈밭인가


2005. 12. 24. SATURDAY



 밤새 두텁게 내린 함박눈을 보면서 올 겨울과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계절은 소리 없이 까만 밤을 엄습한 저 하얀 눈처럼 예고도 없이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답답한 속을 토해냈다가 쓸데없고 부끄러워서 드러내지 못한 한숨들을 밀어내 본다. 


 한 곳에서 무겁게 고여있던 뭉터기의 눈을 맞았을 때 정수리를 엄습하는 서늘함의 무게에 아찔한 탄성이 밀려온다. 머리를 차갑게 어루만지는 소박한 눈 무더기를 가볍게 털어버리고 싶은 무의식적인 습관처럼 무심하게 지나갔던 하루를 돌아본다. 적나라한 사진도 어색하고 끄적이던 그림도 낯설고 자잘한 중얼거림도 간지럽다. 다리를 파고드는 한겨울의 건조한 마찰처럼 엄습하는 기분들과 감정들이 바삭거린다. 


 꿈은 가슴이 뜨거워지면 녹아버리고 흩어지는 것인가. 그래서 오늘은 차갑게, 더 차갑게 당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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