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元首)가 원수(怨讐) 짓을 했다.미드나잇 코즈믹 호러 서스펜스(Midnight Cosmic Horror Suspense). 하늘에서 내려준 왕(王)의 신화는 거짓으로 밝혀졌고, 생각과 행동이 잘못되면 대중에게 까이는 시절이다. 한밤 중 전화에 불이 났다.
"괜찮겠어?"
"괜찮을 거야. 시대가 어느 때인데."
"서울에 못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리가.곧 조정될 거예요."
전시를 기획하고 첫날밤에뜬금없이 터진 정치 군사적인 경보음을 보면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롤러코스터 소식을 들으며 새로운 정치적 판도를 형성하기 위한 기존권력의 해산 절차가 있을 것이고, 거친 스윙을 거듭한 사회적 태도들이 혼란을 겪게 될 듯싶다.실제로 특수군의 무장진입이 계획적으로 실행되었다면 처참한 유혈사태가 일어났겠지만 내외부적으로 동조 근거가 미흡한 절대권력의 정치적 동원령에 반대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격렬한 대치는 없었다. 명령을 내리는 자와 명령을 수행하는 자들 사이에서 적군과 아군의 편을 가를 필요는 없다. 일은 벌어졌고,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선택에 참여하고 참여하지 않았던 한 공간 속의 모두가 잘못된 선택에 대한 결과적인 책임을 지면 된다. 누수된 곳은 완전한 붕괴가 이루어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괴물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격동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