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RIS Dec 08. 2024

ENDLESS DREAM ON HIGHWAY

끝없는 꿈

[Highway: America's Endless Dream by Jeff Brouws] Mixed Image Collages by CHRIS



네온이 소등한 자리,
끝없는 지평 위로 두 눈이 깜박거린다
빗발치는 기대 싣고서 회전

끈끈한 먼지로 화장한 얼굴,
탈출구를 걸어 놓고 속력을 낸다
끈끈한 올가미 던지는 손짓

바람만이 반기는 거리,
부엉이는 시소를 타고 미끄러진다
선반에 올려진 부은 발

청거리며 방향 잃은 아이,
무대를 비추는 희미한 조명이 된다
팻말에 말 걸다 쓰러진 안개


2004. 12. 18. SATURDAY



 빠른 길 위로 펼쳐진 꿈들을 본다.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을까.

 쉼 없어 숨을 쉴 수 없다.


 덧없는 소리에 가던 길 멈춘다.

 고속도로 위에 놓인 인생.

 차분히 누워 하늘을 본다.


 햇살은 따스하였고 바람은 차가웠노라.

 겨울은 겨울이어서 여름은 여름이어서

 끝없는 계절은 멈춤이 없다.




[BROKEN DREAMS] CHINA, 2024. 12. 7. PHOTOGRAPH by CHRIS

 

 정리되기 어렵고 논란거리가 가득한 뉴스를 보면서 망각에 머무른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해 본다. 불과 삼 년 전 겨울, 민주주의의 기치를 수호한다는 자본주의의 경찰국에서 극우파가 총기를 들고 국회의사당을 습격해서 의회를 어지럽혀도 최고 권위자는 탄핵되지 않았고, 의사당 점거 폭동일을 ‘사랑의 날’로 기억하는 사람이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되었다. 머리의 역할을 맡은 이들의 어리석은 판단에도 윗자리의 달콤함을 한번 맛보면 천상에서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바보 같은 선택을 거치며 참담하게 다치거나 죽지는 않았다. 여섯 시간의 전복을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무겁고 어긋난 모습들이 불평등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잔인한 폭력과 힘겨운 가난, 무자비한 인성에 노출된 세계에서 사회적인 회복 탄력성을 지니고 있는 나라의 국민은 그 자체로 희망스럽다. 며칠 간의 혹사로 꾸벅꾸벅 졸다가 하늘에 가득 찬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굴뚝의 연기를 보며 현실적인 상념이 두껍고 불안한 얼굴로 무럭무럭 자라 올랐다. 아찔하게 깨진 커다란 공항 유리창 밖 나뭇가지는 눈길을 잡아매도록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저마다 품은 꿈은 어떤 형태이든 간에 끝이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