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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Jul 10. 2024

영국 보수당은 왜 선거에서 참패했나?


영국 총선 분석


영국의 총선거는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영국인으로 650개 선거구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권자는 선거구에서 투표 등록을 해야 하며 투표일에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후보자들은 보수당, 노동당,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 국민당, 녹색당, 영국 개혁당, 신페인당 등 주요 정당의 당원 신분으로 출마하거나 또는 무소속으로도 출마가 가능하다. 선거 결과 가장 많은 의원을 확보한 당이 과반수(최소 326석)를 확보하면 정부를 구성하고 당대표가 총리가 된다. 


이번 7월 4일에 치러진 선거의 개표 결과 정당별 득표율은 제1야당인 노동당 33.8%, 집권당인 보수당 23.7%, 영국개혁당 14.3%, 자유민주당 12.2%, 녹색당 6.8%,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2.5%를 기록했다. 영국의 독특한 선거제도(First Past the Post)로 득표율이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는데 그 결과 650개 선거구에서 확정된 정당별 의석은 노동당 412석, 보수당 121석, 자유민주당 72석, 스코틀랜드 국민당 9석, 영국개혁당 5석과 녹색당이 4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집권 보수당은 121석을 얻는 데 그쳤는데, 이는 1834년 보수당 창당 이래 190년 만에 최악의 참패로 기록되게 되었다.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412석을 확보하며 집권 보수당에게 최악의 패배라는 불명예를 안기며 2010년 보수당에 정권을 내준 뒤 14년 만에 되찾아오게 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특별히 주목할 점은 그동안 영국 정치 지형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극우세력의 등장인데 영국개혁당은 14.3%라는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5석을 얻어 최초로 의회에 입성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그동안 영국사회에 이민, 난민수용문제를 둘러싸고 내재되어 있던 불만이 브렉시트(Brexit)와 코로나 사태 이후 불거진 경제적 어려움과 맞물려 드러난 현상으로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을 포함한 유럽 전체에서 제기된 극우세력의 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집권당 대표로 이번 선거를 이끌었던 사람은 리시 수낵이었다. 수낵은 2022년 10월부터 보수당 대표로서 영국 총리를 맡아(2022.10~2024.7) 국정을 운영해 왔다. 수낵 총리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정계 입문 전에는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전임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정책 논란으로 45일 만에 낙마한 뒤 2022년 10월 25일 총리로 취임한 바 있다. 수낵은 최초의 인도계 출신으로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영국 의회에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패배함에 따라 대표직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총리직 사임을 표명했다. 전임 트러스의 뒤를 이어 총리로 취임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의 압승으로 제80대 총리로 등장하게 된 키어 스타머(Keir Starmer)는 2020년 4월 노동당 전당대회에 출마하여 당 대표로 당선된 이래 노동당을 이끌었다. 그는 2015년 런던 북부의 홀본과 세인트 판크라스 선거구에서 의원으로 처음 선출됐다. 이전 노동당 당수였던 제러미 코빈(Jeremy Corbyn)의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에서 이민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데 리즈대와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으로 영국과 웨일스에서 검찰총장으로 일한 경력이 있지만 노동당 내부에서도 사실상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인물이었다.



보수당은 왜 선거에서 참패했나?


이번 선거는 “이념의 패배가 아닌, 무능에 대한 응징이다.” 4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확정된 보수당의 참패를 두고 미국의 시사 주간지 애틀랜틱이 내놓은 평가다. 선거 직후 언론들은 노동당이 잘했다기보다 보수당이 14년 동안 장기 집권하며 정책과 철학, 능력과 도덕성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 무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쏟아냈다.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


총선 결과 집권 보수당은 참패로 기록될 만큼 큰 표차이로 야당인 노동당에게 집권당의 자리를 내놓게 되었다. 2010년 재집권에 성공한 후 14년 동안 장기집권에 성공했던 보수당이 참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 복지, 그리고 사회 문제 등 대내적 변수와 브렉시트와 이민자 문제 등 대외적 변수가 복합된 요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이유로는 무능한 리더십과 정책의 혼선을 들 수 있다. 정책의 혼선을 가져온 무능한 리더십과 현안문제에 대한 전략 부재는 자연스럽게 국민의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이번 선거는 경제정책의 실패가 가져온 삶의 질 하락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선거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노동 시간당 생산성은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10년 동안 연평균 약 2% 성장했다. 그러나 보수당이 집권한 2010년 이후로는 연평균 약 0.5%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러한 영국의 생산성은 미국은 물론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연합의 유로존(Eurozone) 19개국에도 추월당하는 수준이었다. 이렇듯 생산성이 정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임금도 정체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이런 가운데 집권 보수당은 영국 경제를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부 지출과 세금 징수를 늘리는 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결과 영국인의 세금 징수율은 194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보수당은 공공부채의 감소를 목표로 공공서비스와 복지 지출을 줄였는데 지난 10년 넘게 벌인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부채는 계속 늘었고, 공공서비스만 축소됐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결과적으로 보수당 집권기간 국민들은 임금은 늘지 않는데 비해 세금은 더 내는 현실 속에서 의료혜택을 포함해 복지는 눈에 띄게 감소하는 기가 막힌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정책은 혼선을 빚었고 이를 주도할 리더십은 갈팡질팡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영국 사회보장제도의 상징이랄 수 있는 ‘국민의료제도(NHS, National Health Service)’ 운영 실패가 가져온 삶의 질 하락과 이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지적할 수 있다. 영국의 의료보장제도는 2차 대전 직후 노동당 정부가 기획한 베버리지의 국민보건계획에 따라 복지와 사회보장제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영국이 전 세계적으로 자부심을 가질만한 제도로 정착했다. 그러나 보수당은 2010년 집권 후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며 국민보건서비스 예산을 대폭 삭감했는데 결과적으로 의료와 교육 등 필수 공공서비스까지 붕괴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이에 더해 집권 보수당은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19’의 확산에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다른 인접 유럽 국가들에 비해 최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위기에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과도하게 국방예산을 지출하게 되면서 공공서비스 지출과 복지 지출을 삭감하는 정책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는 국민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민감한 이슈가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 국민들의 삶이 직접 부딪히게 되면서 영국민은 집권 보수당의 전략 부재와 무능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테레사 메이 전 총리


세 번째 총선 참패의 이유로는 영국 보수당이 1973년 가입 이래 유럽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주도하면서 국민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던 내용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한 것을 들 수 있다. 많은 영국인들은 ‘인적 물적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더 나은 유럽을 건설’하겠다는 유럽통합의 설립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2020년 유럽연합이라는 공동체를 탈퇴한 이후에도 이전에 자신들이 누리던 자유로운 삶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착각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실제로 브렉시트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급작스럽게 추진된 것이었으며 투표결과도 찬성 51.9%, 반대 48.1%라는 박빙의 결과로 공동체 탈퇴가 결정된 것이다. 따라서 영국민들의 일상적 생활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브렉시트를 주도한 보수당 정치인들의 약속이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깨닫고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브렉시트로 인한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EU탈퇴에 찬성표를 던졌던 보수당 지지 세력이 실망과 분노의 감정을 선거를 통해 표출한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민 10명 중 6명이 브렉시트를 중단하고 유럽연합에 다시 가입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만큼 브렉시트 이슈는 영국민에게 과거처럼 스스로 선택한 ‘영광스러운 고립(Splendid isolation)’이 아닌 영국이라는 섬에 고립을 자초한 결과라는 굴욕과 자존감의 추락을 느끼게 만들었다.


영국의 대표적 진보성향 매체인 가디언(Guardian)은 “(보수당) 정부가 실패한 것은 하나의 나쁜 정책이 아니라 여러 정책의 잇단 실패를 반복해 국가를 후퇴시켰기 때문”이라고 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실제로 데이비드 캐머런(2010.5~2016.7) 총리는 집권기간 공공 부문과 복지 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의료 서비스의 악화에 시동을 건 가운데 브렉시트 가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2016년에 물러났는데 이후 집권 보수당은 8년 동안 총리 네 명이 길게는 3년, 짧게는 한 달여 씩 일하며 정책 혼선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갈팡질팡했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 등장한 테레사 메이 총리(2016.7~2019.7)는 브렉시트 합의안 파행과 테러 대응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3년 만에 사퇴했고, 보리스 존슨(2019.7~2022.9) 전 총리는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깨고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증세를 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게다가 재임 시절 코로나가 확산되던 시기에 봉쇄 지침을 어기고 관저에서 소위 ‘파티케이트’로 알려진 행사를 개최하면서 법치를 무시한 부도덕한 행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으며 퇴진했다. 당시 영국에선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었는데, 관저뿐만 아니라 보수당 당사에서도 10개월간 최소 15차례 술자리가 열렸다는 사실에 국민은 분노했고 결국 존슨은 불명예 퇴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존슨의 후임자인 리즈 트러스(2022.9~10.)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총리에 취임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갑자기 감세를 단행해 나라를 파산 직전까지 내몰았고, 갈팡질팡하는 정책으로 취임 45일 만에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사퇴했다. 수낵 총리 또한 무리한 예산의 삭감으로 교육과 의료서비스의 악화를 초래한 가운데 우간다 난민처리를 포함한 대외정책의 혼선으로 취임 1년 9개월 만에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리시 수낵 전 총리




스타머의 리더십과 영국의 미래 


영국 국민은 2010년 이후 14년 만에 다시 노동당의 리더십에 자신과 국가의 운명을 맡기게 되었다. 가장 최근인 노동당의 집권 시기는 토니 블레어(Tony Blair, 1997.5.2~2007.6.27)의 뒤를 이어 총리의 자리에 올라 제55대 총리로 재임했던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2007.6.27~2010.5.11)이었다. 신임 총리가 될 스타머는 왼쪽으로 기울었던 노동당을 중도로 이동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WP)는 “스타머 대표는 노동당을 전 노동당 대표였던 제러미 코빈의 정치 노선이나 그와 유사한 정책을 따르는 이들을 가리키는 극좌 성향의 ‘코빈주의(Corbynist)’에서 벗어나 보다 중도적이고 선거에 유리한 당으로 재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들과 자본주의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호소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블레어 총리가 추진했던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들과 중도세력을 끌어안으며 정치 지평을 넓힌 ‘제3의 길(The Third Way)’과 비교된다. 실제로 언론과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스타머를 블레어 전 총리와 비교하기도 한다. 블레어가 이끌던 노동당은 1997년 총선에서 마거릿 대처의 후임자였던 존 메이저 보수당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과의 대결에서 418석으로 압승하며 18년간의 보수당 정권을 종식시키고 집권당이 됐고, 블레어가 총리 자리에 오르며 노동당 장기 집권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보수당은 “블레어의 노동당이 자신들의 정책을 훔쳐갔다”며 비난을 퍼부었지만 좌파와 중도세력의 지지를 획득한 노동당을 상대로 단지 165석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스타머가 이끄는 노동당의 리더십에 국가의 운명을 맡기게 된 영국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뉴욕타임스는 “스타머는 진지하고 강렬하며 실용적이지만 카리스마가 넘치지는 않는다”며, “스타성은 없지만 노동당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런던대학 퀸 메리 칼리지의 팀 베일은 AP에 “스타머는 블레어와 비교할 때 카리스마는 부족하다”면서도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인들이 견뎌야 했던 혼란을 감안할 때, 대중은 (스타머의) 지루함을 그렇게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들도 스타머는 전임 당대표였던 제러미 코빈이나 노동당의 부활을 이끌었던 블레어에 비해 강력한 리더십이나 카리스마가 부족한 인물로 평가한다.


당 내외에 스타머 대표의 반대 세력이 있어 난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당내에서는 그가 당을 중도적으로 변모시킨 탓에 노동당의 색깔이 빠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스티븐 필딩 노팅엄대 교수는 “스타머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노동당에 반대할 이유를 주지 않는 것이었고, 그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면서도 “그는 사람들에게 노동당에 투표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데는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당내 충성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이 스타머 대표의 단점이라고 지적한다. 



스타머는 자신에 대한 이런 비판적 지적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보수당에 실망한 국민들로부터 반사이익을 통해 쉽게 정권을 가져왔다는 여론은 한동안 그의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다. 뚜렷한 철학에 기반 한 고유한 자신의 정책을 아직 드러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는 전통적인 강성 노동당 지지기반인 코빈주의 세력들과 거리를 두지 못하는 가운데 과거 블레어가 제3의 길을 주장하며 노동당의 정치지평을 넓히고 지지 세력을 확산시켜 노동당의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한 교훈도 참고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총리 임명 직후 단행한 초기 내각 25명의 구성원들을 살펴보면 스타머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운영의 색깔과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스타머는 야당 당수시절 추후 노동당 집권 시 5대 과제로 경제성장, 보건의료, 청정에너지, 범죄, 교육 문제 등을 설정한 바 있다. 따라서 스타머가 이끄는 노동당의 정책은 보수당 정부의 몰락을 초래한 경제, 보건의료, 복지, 대외관계, 교육, 이민자 문제 등에서 차별화를 기하면서 보다 활발한 논의와 과감한 개편을 통해 정책 마련을 주도할 것이다. 그는 야당시절 그림자 내각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표명하면서 노동당 내부에서 2차 국민투표 실시 주장에도 앞장선 바 있다. 실제로 브렉시트 철회 정책은 2019년 노동당의 선거공약에 반영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영국 내부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브렉시트와 관련된 문제는 그의 재임 기간 또다시 수면 위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정치는 전통적으로 보수당과 노동당의 뚜렷이 구분되는 강령과 견고한 지지 세력의 기반 위에서 국가를 운영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정책으로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에 직면해 있다. 당장 유럽은 미-중이라는 양대 강대국 사이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여건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안보는 물론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고, 코로나 이후 침체된 경제도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로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영국이 경제와 안보문제를 극복하면서 자신들 앞에 놓여 있는 산적한 난관을 극복하는 문제는 쉽지 않은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번 총선에서 인도계인 수낵의 리더십이 전통적인 ‘앵글로색슨’이라는 백인들의 견고한 보수 지지층을 파고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처럼 영국 사회에 보이지 않은 인종, 성별, 지역, 경제, 문화, 전통 등에 대한 상이한 인식을 극복하는 리더십을 스타머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보이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수낵을 포함한 과거 보수당의 리더십이 국민으로부터의 지지를 철회할 명분을 준 다양한 이슈들을 스타머의 노동당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통해 향후 노동당의 성공 여부와 영국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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