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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Aug 16. 2024

◇ 칭찬합시다.~ 첫 번째.

올여름 열일하는 선풍기.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부산은 이미 21일간 지속되어 열대야 기록을 갈아 치웠고 서울도 2024년 8월 15일 현재 연속일 수 25일을 기록해 1907년 이래로 최악의 열대야일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7월 말부터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이중 열돔을 생성시켜 역대급 폭염 중 한 해였던 1994년 폭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밤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한시라도 버틸 수가 없을 지경이다.


전에 살았던 남양주 아파트에는 거실에 구형 에어컨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세입자가 사용하던 것을 얼마간의 비용을 주고 인수를 했었는데 소리만 크고 냉방성능이 형편없이 떨어졌었다.

두 번의 여름을 지나는 동안 더위에 지쳐 계약종료 시 바로 떠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다.


2년이 지난 후 이사할 시점에 맞춰 양평에 새 아파트를 사서 입주를 했다.

물론 방마다 천정 시스템 에어컨설치는 기본이었다.

올여름이 오기 전 성능테스트 겸 에어컨을 가동해 보니 새 제품이라 그런지 소음도 작고 냉방 성능이 뛰어났다.

더구나 무풍기능이 장착되어 있어 바람을 직접 맞는 것을 피할 수도 있었다.

이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겠구나!! 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걱정거리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냉방병과 전기료"


에어컨의 찬 바람을 맞다 보면 냉방병으로 몸살을 앓는 경우도 가끔씩 있고 전기료 부담이 있어 사실 하루종일 에어컨을 가동한다는 것은 일반 가정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그런 점을 보완하는 여름철 필수 전기제품이 선풍기다.



에어컨이 일반 가정에 상시품으로 보급되기 전에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서 대부분 선풍기를 사용했었다.

그것마저도 장만하기 쉽지 않았던 가정에서는 잠들기 전 등목과 부채하나로 무더운 여름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여름 무더위가 일상화되어 에어컨이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사라진 이후에도 선풍기는 늘 동반자처럼 에어컨의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우리 집은 낮에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가동해서 냉방효율도 높이고 전기료도 아끼지만 잠자리에 들면 선풍기만 밤새 틀어 놓는다.

바람을 직접 쐬지 않고 다리 아래쪽에 닿게 하면 더위로 밤잠을 설치지 않고 보낼 수가 있다.


"7개의 날개가 달린 저소음 선풍기"


우리 집 거실과 내 방에 있는 선풍기다.

일반 선풍기는 바람이 세고 소음도 심해 사실 침대맡에 켜 두고 잠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몇 해전 저소음 선풍기를 구입했다.

사고 보니 날개가 7개였다.

날개 수가 적으면 소음이 많고 날개가 많을수록 소음이 작아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바람의 세기도 8단까지 조절 가능하고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람도 일반풍, 자연풍, 수면풍으로 세 종류가 있다.

간편 타이머 조절은 물론 수면에 방해되지 않도록 LED점멸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원격조절 리모컨기능은 기본이다.



늘 가전제품을 거칠게 다루는 아내 덕분에 목이 조금 꺾여 회전 시 삐그덕 소리를 내긴 하지만 우리 집의 무더위 추방과 에너지 절약의 일등공신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옛날 선풍기는 오래 틀면 머리 뒷면 부분에 열이 많이 나 젖은 수건을 걸어 놓기도 하고 열이 식을 때까지 꺼 두기도 했었다.

당연히 그럴 것으로 생각하며 선풍기 뒷면을 만져보니 열기는커녕 차가운 느낌만 들었다.

"자체 냉각 기능을 갖고 있는 선풍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에 아내와 함께 새삼스럽게 놀라워하기도 했다.


냉방기능의 주 역할은 에어컨에게 넘겨줬지만 보조역할자로서 서민들과 함께하며 묵묵히 주어진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는 선풍기.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에 24시간 열일을 하고 있는 당신을 진심으로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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