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8
댓글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야 아저씨
Dec 28. 2024
공자, 군자삼락의 참 뜻을 은퇴 후 비로소 깨닫다
우리나라
는 조선시대까지
유교를
치세의 근본으로 삼았던
나라였습니
다.
기원전 1세기 삼한시대부터 유교가 들어와 조선시대에 와서는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자리를
잡았지요
.
유교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강령과 법도인 삼강오륜은
조선시대
정치와 인간관계의 근본 덕목이었고
유교에서 경전으로 삼는
사서삼경은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에
오르기 위해
선비들이
반드시 익혀야 할
학문이었습니
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였던 IMF시절
,
한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 적이
있었습니
다.
제목도 특이하고 호기심을 자극해 책을 사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한국사회에 끼친 유교의 부정적 측면들을 다룬
내용이었지요
.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학문과 종교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이론과 글귀도
누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겠지요
!
!!
동양철학과
사상의
핵심
은 공자가 그 중심에 있는 유교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우리나라
는
조선시대 오백 년 역사의 근본사상이 유교였으니 한국인의 삶에서 유교를 분리해서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유교의 강령과 법도가 우리의 의식과
생활관습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유교의 경전인 사서삼경 중 한 권도
접해
본 적이 없는
대한민국
성인은 아마도 찾기 힘들 겁니다.
특히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해서 엮은 책이자 사서삼경의 하나인 논어는 여러 가지 제목으로
늘
베스트셀러
도서
목록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지요
.
1970년대 한문이 중, 고등학교
정식과목이었
던 때가 있었습니다.
점수배점이 많진 않았지만 고등학교나 대학입시에
한문
이
출제되었지요
.
교과서에도 당연히 논어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 많아
그 당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삶의 지혜가 담긴 논어의 글들을
한문
공부를
하는
와중에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많은 글 중에
뇌리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두 글이 있
습니다.
첫째가,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
ㆍ
사람의
몸, 털과 피부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니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이 글은
조선후기인 1895년 1차 단발령이 시행되었을 때 유림들이 많은 반대를 했던 명분이기도 했습니다.
공자는 "효는 모든 덕행의 근본이며 교화가 말미암는 곳이다."라고 했으니 유림들의 반대는 어쩌면 당연했던 결과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논어의 첫
학이(學而) 편에
나오는 군자삼락
입니다.
왠지 유식해 보이고 남자라면 군자의 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 마음속 깊이 외워두고
있었던
글귀였지요
.
바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견주어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업에서
은퇴 후
서울을 떠나 양평에 와
살다 보니
군자삼락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공자의
군자삼락
(君子三樂)
.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
乎
)
ㆍ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나의 대답은, "
No"였었습
니다.
사실 배우고 익힌다는 것이 내게 기쁨을 준 적은 그리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고 익힘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공부라고
통칭을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공부는 그 자체로 기쁨을 주기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힘든 과정이거나 삶에서 나타나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수단인 경우가
대부분이었
습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해서 목적을 달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나
기쁨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때가
있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공부는
끝없이 인내와 결과만을 요구했지 즐거움을 주는 건
아니었지요
.
요즘은 직장에서도 자기 계발이라는 명분으로 직원들을 수시로 평가하다 보니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늘 새로운 뭔가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는 것이 현대인의 삶인 듯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만 뒤처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퇴직할 때까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대다수는 그렇게
살아갑니다.
이제 회사를
퇴직
(?)
하고 일 년이 다 되어 갑니다.
건강관리도 필요하고 새로운 취미거리도 찾을 겸해서 인근
체력단련센터나
도서관을 자주 찾습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연주하고
싶었던 피아노를 유튜브를 보며 배우고 있습니다.
더듬더듬
건반을
찾아가며 어설프게 양손으로 치곤 있지만 반복하다 보니 실력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간단한 동요나 클래식 곡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악보를 보고 양손으로 피아노를, 물론 저렴한 디지털 피아노이긴 하지만, 연주하는
모습이
스스로
대견스럽
기도 합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읽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힘 그
자체로
내가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 새삼 놀랍기만 합니다.
"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란 말이
진정으로
내
마음속
깊이 다가옵니다.
■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
乎
)
ㆍ벗이 있어 먼 곳에서
스스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란
나이가 비슷한
친구 거나
학문이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좀 더 넓은 의미로 생각하면 직장동료나 이웃사촌, 어쩌다 만난 지인들 그리고 떨어져 사는 가족들도 벗일 수 있습니다.
만나서 안부를 묻고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누구나 벗이 될 수
있지요
.
멀리 있는
부모님이나 자식들도 벗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평에 이사를 와 살다 보니 지리적으로 벗들과 많이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등 각종 통신수단이 발달된 세상이라 생각나면 하루에 몇 번이라도
서로
소통을 할
수는
있겠
지요
.
그렇지만 각자의 생활이 있다 보니 만남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벗들에게 인사차, "집에 한 번 놀러 와!!"라고 권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공자
도 세상에 뜻을 펼치고자
전국을 주유했지만
제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년에는
고향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쏟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먼 곳에서
벗들이
스스로
공자를
찾아왔을
때
얼마나
즐거워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왕래는 잦지 않더라도
가끔씩
스스로 찾아주는 벗이 있다면 버선발로 나가
그들을
즐겁게
맞이할
것 같습니다.
■
인부지이
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
而
不
온
不亦君子乎)
ㆍ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직장인들은
은퇴를 하고 나면
명함이 없어짐과 동시에 자연인으로
돌아갑니
다.
본인 이름석자 외에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습니다.
영미권나라에서는 남성에게 Sir. 나 Mr로,
여성에게는
결혼여부에 따라 Ms 나 Mrs로
부릅니
다.
일본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성뒤에 상을 붙이는 것으로
호칭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선생님, ~여사님, 어르신등이 있지만
대부분은
이름대신
현업에
있을 때 가졌던
마지막 지위나
직책을
이름대신 불러 주곤 합니다.
그래서
은퇴를
한 후에
도 직장에서의 위계질서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고 과거의
지위로
대접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지만
그건 지나친 기대이자 욕심입니다
.
은퇴 후
어른 대접을
받고자
하면
오로지 베푸는
것만이 해답입니다.
물질적이든
육체적이든 본인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의 것을
타인에게
베풀어야 합니다.
과거의 지위에
연연해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지 말고
현재 삶에 만족하며 작은 것일지라도
남들
에게
베풀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군자의
참
모습이자 세 번째 즐거움이
아닐까요
?
군자의
세 가
지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나이 듦의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그에
더해
노벨수상자이자 인도 콜카타의 성녀인 마더 테레사의 "나의 기도"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면 보다 더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keyword
유교
공자
은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