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라도 실컷 내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으니까
발길 둘 곳 몰라 헤맬 때
혼자이면 억울하니까
우산이 없어 가던 길 멈추고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기니까
갈 길 몰라 우왕좌왕
서 있을 저 사람이 덜 아플 테니까
아니어도
혼자인 이 사람이
스스로 혼자임을
덜 확신하기를 바라니까
모두의 걸음을 붙잡을 만큼의
비라도 실컷 내렸으면 좋겠다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착각이라도 할 수 있도록
위로에 불과할 그 말이
그 사람에게는 기대가 될 테니까
기대는 누구나 해도 되는 거니까
가야 할 곳을 몰라
서 있는 것이 최선이던 그 사람이
착각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