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목에 걸린 콩 한 쪽이 계속 거슬리는 순간, 매번의 식사를 검점한다. 아그작아삭, 씹어 삼키는 순간까지 의심해 넘겼고 ’이번에는 문제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뭐가 걸린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세차게 내리는 비처럼 심장을 옥여 바짝 죈다. 꿀꺽꼴깍, 캭- 칵- 큭- 에이. 들숨 날숨 고요하게 정신 차리고 초점 맞추고 허리 세우고 발가락을 꼼지락, 박수 세 번 짝짝짝. ’다른 생각하자. 다른 생각하자.‘라는 생각은 자위가 되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다른 생각을 하려 해도 되지 않아 다른 행동을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을 향해 보지만 이미 내가 일어났던 곳에서의 기억에 갉아 먹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되어 그 자리에서 우산 없이 비 맞는 사람처럼 주저앉듯 서 있었다. ’어두운 방 불을 켜야지. 좀 나아질 거야. 밝으면 보이니까 괜찮아질 거야.‘ 걸음 옮기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검지 힘껏 펴 딸칵. 환한 빛 반짝. 의식적인 침 삼킴 몇 번에 꼴깍.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아이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일어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