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J Jan 15. 2024

첫 번째 이야기 시작이 반이다.

6월 26일 날씨는 흐림

숨 막히던 시험이 끝난 지도 1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이렇게 1년 중 절반이 흘렀다.

학기가 시작할 때의 다짐은 이미 바닷가에 지은 모래성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이번 방학에는 다른 다짐으로 한 가지, 딱 한 가지 소망만 한 손에 쥐고 이 시간을 찾아왔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할 일이 많은 나날들 그 속에서  숨 돌릴 틈을 얻은 지금, 글쓰기를 목표로 매일 글을 쓸 것이다.

분량은 공책 한 바닥이면 좋지 않을까


작심삼일이라고 해도 1년에 120번만 다짐하면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새로운 다짐으로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

언제까지나 이것을 소망으로만 둘 수 없었다. 꼭 실현을 해서 두 손으로 쥐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써볼까, 학창 시절 만들어둔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계속 시도만 하고 진도가 나가지 않던 독서 에세이를 적어 볼까

그게 아니라면 내 느낌 가는 대로 글을 적어 볼까


누군가는 꿈을 꿈으로 남을 때가 좋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 꿈을 꿈으로 둘 생각이 전혀 없다.


로마의 황제 아렐리우스가 말하기를 사람은 잠자기 위해서 이 땅에 온 것이 아니라 마땅히 자기 할 일을 위해서 왔다고 한다.


잠에서 깨어, 마땅히 나의 할 일을 위해 글을 적어 보자



..라고 썼던 5년 전의 글을 다시 살펴보았다. 아직 약간 뭐랄까 그런 감성이 빠지지 않아 오글거리는 것은 넘어가고 군대를 전역한 지 얼마 안 되던 때 글을 써서 나만의 것을 만들고자 하는 작은 욕심을 냈지만 모종의 이유?로 흐지부지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직장생활 1년 차가 넘은 지금 다시 꺼내보았다. (쓰다가 그만둔 모종의 이유를 설명하면 또 길어지니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풀어보겠다)


지금이라고 달라진 것은 없다. 계속해서 더 많은 책을 읽었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쯤 도서관에서 학부생 최다 대출자라고 상도 하나 주었다. 연락을 받은 나는 속으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도서관 대출기록을 확인하니 1년 동안 100권 넘게 대출한 것을 보았다.


지금도 나의 메신저백에는 언제든지 읽을 수 있는 책이 한 권 들어있으며 회사로 가는 통근버스, 집으로 가는 고속버스, 출장 갈 때 타는 기차 속에서도 휴대폰을 쥐기보다 책을 보았다. 회사에서도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하면서 책을 읽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그리고 퇴근한 다음 잠을 자기 1시간 전에는 무조건 책을 들었다. 나의 노션은 앞으로 읽어야 할 또는 읽고 싶은 책의 명단으로 가득 찼으며 지금도 열심히 지우는 동시에 채워지고 있다.


책 읽는 것 가지고 유난 떠는 것도 아니고 여러분도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기만적인 전도도 아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지속가능한 나의 삶의 형태가 그렇다. 내가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의 의문을 5년이 지났다고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동안 살이 붙었으리라, 군대를 갓 전역했을 때보다는 지금이 좀 더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며 다시금 작성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왜 군대에서 책을 읽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