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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늬 Aug 19. 2022

그냥 열심히 말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뭘 해야 할지 몰랐던 때가 있다. 닥치는 대로 공부하고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석했다. 처음은 독서모임이었다. 그중 청년 CEO 조찬 독서모임이 있었는데 참여조건은 청년이면서 예비 CEO부터 현직 CEO까지 다양했다. 그곳에서 경영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공부해보라는 권유를 받아 피터 드러커 수업을 듣게 되었다. 경영을 직접 하진 않았지만 경영학의 아버지였던 피터 드러커의 철학이 좋았다. 무엇보다 이곳의 수업방식이 독특했다. 교수님이 아닌 현직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다양한 실력자들이 각 파트별로 강의를 담당했다. 학습자가 강사가 되고 다시 강사가 학습자가 되는 곳이었다. 공부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내 세계가 확장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계속 더하기의 삶이었다. 공부도 사람도 더하기만 했다. 열심히 하는데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오래 할 수 없다. 아주 작은 성과라도 있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난 그저 열심히 더하기만 했고 한 치 앞만 보고 사느라 내가 어디로 가는지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냥 단순하게 부자가 되고 싶었다. 부자에 대한 나만의 정의도 없이 단순하게 '부자'라는 단어에만 집착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돈 걱정 없는 삶'이 부자로 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막연한 생각은 막연한 행동을 불러일으켰고,
단지 부자가 되고 싶던 나는 그냥 열심히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단어가 주는 힘을 알아차렸다. 

'부자'가 되고 싶은 나는 '부자'라는 나만의 정의를 내려야 했다. 

막연히 열심히만 살던 그때로부터 5년이 지났다. 지금도 부자가 되고 싶다. 어떤 부자가 되고 싶냐면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건 단순히 빚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당장 에프터눈 티 세트가 먹고 싶을 때 가격 비교하지 않고 내가 진짜로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재정적 상태를 가지고 싶다. 가격비교를 하지 않고 최저가를 찾지 않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재정적 상태를 가지고 싶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가지고 싶은 건 시간적 자유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선택해서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여전히 바쁘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내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바쁨이 아니라 온전히 내 선택으로 바빠지는 삶을 살고 싶다.


그런 부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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