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갑순이 Jul 27. 2023

선이 이기는 세상이 되길

선에 빛이 비치길

최근 SNS에서 게시물 하나를 봤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 관한 이야기였다. 배달 어플 내 달린 댓글에 맞춤법은 안 맞지만, 진심을 다해 댓글을 달았다는 이야기.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잘 챙기지 못한 노부부는 그에 대한 민원 글에 대해 ‘정말 재송하다.’는 글을 달았다. 이내 사람들은 그런 따뜻함에 ‘돈쭐내기’를 시작했다는 뉴스도 곧이어 나왔다.

선이라기 정의하긴 뭐 하지만, 선함에서 나오는 따뜻함에 나 역시 가끔 마음이 동해 후원을 할 때가 있다. 용돈 중 일부를 떼 그들의 오늘을 응원한다. 거의 대부분 선의로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번에 내 작은 용돈을 떼어낸 곳은 노부부가 운영한다는 어느 동물 보호소. 비영리에서 일을 해봤기에 나는 사실 규모가 엄청 큰 비영리에는 후원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작게 정말 선의로 운영하는 곳을 나름 조사해 후원을 하곤 한다. 후원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 물품사용 내력을 인증하는 곳.

우연히 인스타 피드에 뜬 어느 보호소 이야기. 자원봉사들이 꽤나 많았던 곳. 무더위 속 아이들이 굶고 있다는 이야기. 마음이 동했다. 이런 작은 보호소는 정말 선의로 운영되며 몇몇은 후원자에 의해 연명한다는 걸 알기에 한시적으로 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다행히 이곳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후원 계좌 내역을 투명히 공개하고 물품 후원 인증을 장하고 있는 곳이었다.

내가 치킨 한 번 안 먹을 돈이면 이곳에 있는 어떤 동물 한 마리는 한 달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거다. 아주 가끔 이렇게 선한 이들의 모습에 이끌려 선을 행한다.

‘선은 선을 낳는다.’, ‘선은 언젠가 빛을 본다.’는 그 말을 나는 믿고 싶다. 그런데 요즘 회사를 보면 여전히 나는 허상을 좇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어떤 가정교육을 받으면 저렇게 자라는지 궁금할 만큼 못된 이들이 선한 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고, 악을 뱉는 걸 보며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회사에 몇몇 악을 품은 이들이 선한 이들을 내쫓는 걸 보며 또, 마음이 무너져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이들을 보며, 또 이런 상황에서 남는 사람이 결국엔 선이라고 규정짓는 회사를 보며 마음이 아려온다.

이제 나는, 더는 선을 위해 회사에서 투쟁하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게 회사니까. 그런데 이렇게 변해가는 날 보며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이런 게 맞나, 이렇게 사는 게 가치가 있는 걸까.

그저 오늘도 사직서를 낸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일 뿐.
“당신이 선이라서, 당신이 맑아서... 당신이 틀린 게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