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23년 봄, 유퀴즈를 보다가 꿈이가 말했다. 유퀴즈에 어린이들이 대거 등장한 날이었다.
"나도 저기 나가보고 싶다. 엄마가 저기 나가면 안 돼?
그럼 우리도 가족으로 같이 가볼 수 있잖아."
<아이를 키우니 팬클럽이 생겼습니다> 출간을 앞둔 때였다. 나의 최고 극성팬클럽 멤버인 꿈이 다운 생각이었다. '우리 엄마는 유퀴즈에 나갈 만큼 멋지지.' 의심 없이 믿는 극성팬이랄까.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유퀴즈에 나가는 건 엄마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신청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이번 책 출간되면 엄마가 꼭 사연이라도 보내볼게."
출연은 내 의지만으로 할 수 없지만,
출연 신청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책이 출간됐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청 방법을 찾았다. 유퀴즈가 사연 신청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시청자 게시판에 글 올리는 것까지 제재하진 않겠지 싶어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는 마음으로 시청자 게시판을 찾았는데......
두둥..
없었다.
시청자 게시판이...
수소문 끝에, 최근에 게시판을 닫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결국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르고, 유퀴즈 300주년 시청자 출연 이벤트 소식이 나에게 닿았다.
이건 2년 묵은 아이와의 약속을 지킬 기회!
'내가 무슨' 싶으면서도 굳이 신청서를 보냈다. 아이에게 티 팍팍 내면서 영상도 찍자고 했더니 흔쾌히 응한다.
신청서의 마지막에 나는 이렇게 썼다.
"선정되지 않아도 감사합니다. 이번 이벤트 덕분에 저는 드디어 약속을 지킨 엄마가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유퀴즈로부터는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와의 소중한 추억이 하나 더 쌓였다.
덧. 혹시 아이와 찍은 영상이 궁금하다면,
짧은 버전 (13초):
https://www.instagram.com/reel/DLjCB5NTrLo/?igsh=MW1pYWdzYzFudnE1dQ==
풀 버전(1분 5초) :
https://www.notion.so/2175406903f38025b885ca2a35a3fd25?source=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