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돌연 내가 깊은 사랑을 했음을 체감한다. 그것이 비단 그 시절을 회고하는 빈도나 동요되는 감정의 깊이로부터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돌이켜 보고, 또 돌이켜 보아도 너무나도 어여쁘게 빛나던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머리와 마음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마음과는 반대로 현실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
축복을 빌어준다는 건 참 고달픈 일이다. 실로 그가 행복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그 행복이 내가 부재된 행복이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끔은 내가 없는 그의 행복이 내게 무슨 소용이냐며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하지만 이내 나는 다시금 그의 행복을 소망하며 생각을 멈춘다. 그게 결국 내 진심이고 바람이기 때문이다.
유독 밤하늘이 맑은 날이면 내려앉은 어둠 위에 콕콕 박혀있는 별들이 눈에 새어 들어온다. 비록 맑지 않은 날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저 별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그건 마치 우리가 함께한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눈에 보였다, 자취를 숨었다를 반복하지만 영원히 그 자리에 존재한다는 사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