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하여
개인적인 삶의 가치를 지키고 고양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터전을 향한 관심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이 더 빠르게 낡아 버리듯 피부를 맞닿고 연대하는 사회정치나 딛고 살아가는 자연환경 또한 우리가 등한시할수록 더욱 빠르게 노쇠한다. 그리고 그 쇠퇴에 따른 크고 작은 책임은 결국 우리의 몫으로 남고 만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 개인적 피로감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능사가 아니란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나 하나쯤은’, ‘누군가가 나를 대신하여‘라는 안일한 생각은 결국 우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미래의 씨앗이 된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해야 한다는 마음만 지니고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다면 결국 불길한 예감은 항상 들어맞는다는 불행과 우리의 현실이 맞닿게 된다.
수많은 무관심과 부재의 군중에서 벗어나 소담한 관심과 실천을 향한 지혜가 더욱 많이 실현되길 소망한다. 그것이 비록 거창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낯 뜨거운 목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소소한 관심을 갖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지금 겪고 있는 많은 장애와 오류를 충분히 줄여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에겐 그런 힘을 모아 나아갈 수 있는 의식과 연대가 분명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