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는 글
끽해봐야 이제 서른둘인데 무슨 인생의 깨달음 얻었겠냐만은, 그래도 내 나름의 지론이 켜켜이 쌓여 가는 중이다. 그 과정 속에서 고민했던 주제는 꽤나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맹렬하게 고민했던 건 단연 ‘업’에 관련한 내용이었다.
고민의 과정을 열거하기엔 너무 길고 장황하다. 그래서 내가 얻은 나름의 결론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업은 의식주를 충족시키는 수단이나 매개를 넘어서야 한다. 업은 즐거움이 되어야 하고, 나를 인간적으로 숙성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이 되어 버리면 가늠할 수 없는 무력감에 스며들게 된다.
그래서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
비록 내가 원하는 일이 다소 위험하고,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만약 즐겁고,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때론 위험을 택하는 것도 좋은 한 수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기조를 살려서 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조직을 만들고 싶다. 비단 나만 즐거운 것이 아닌 내 옆에, 내 앞에, 내 뒤에 있는 모든 동료들이 적어도 지루한 생계수단이 아닌 성취를 도모할 수 있는 그런 조직말이다. ‘어떻게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정면으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
이건 아마도 내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숙제이자 내가 꼭 일궈내고 싶은 소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