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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현 Jul 20. 2020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아주 사소한 고민들

영화 <달콤한 인생>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


 학창 시절에 영화 '달콤한 인생'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 영화를 다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바로 위에 황정민이 이병헌을 칼로 찌르며 하는 대사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인생은 고통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그때의 나는 아직 내 인생은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을 살꺼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기에 저 말이 충격으로 다가온게 아니었을까?


인생은 너무나도 불합리하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듯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엄청난 운을 지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단 이유로, 또 누군가는 부모님의 재력이 상당하단 이유로, 우리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까마득히 앞서 나간다. 여러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글도 읽어보고 그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들어보았다. 그중에 어떤 사람도 운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도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고, 그 이야기를 들으러 온 사람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저 사람만큼 노력하면, 저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면 성공할 수 있어야 하니까. 


사람들에게 '인생의 목표가 뭐야?'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대답을 한다.

구체적으로 "난 결혼해서, 애도 낳고,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글쎄?' 이 말이 먼저 떠오른다. 인생, 삶이라는 것이 끊임없는 고통과 불행의 연속인데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당장 뒷산에 올라 목을 매야 한다. 인생은 이미 확정되어 있는 큰 불행이 너무나도 많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죽음이 있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의 죽음, 늙고 병들어가는 자신,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가기 싫은 회사로의 출근 등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면서 이런 예정된 불행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도 모르는 작은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는 건 모순적으로 보인다.    


최근 소확행, 욜로(YOLO) 같은 삶의 방식이 유행하는 이유도 인생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고통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살아가기 위해서 현재의 쾌락을 통해 잠시 마취라도 해야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다. 독감에 걸려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 때, 진통제를 먹고 일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둘의 차이점이 있다면 독감은 결국 낫지만 인생은 죽기 전까지 그 고통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현재의 쾌락을 중시하는 소비행태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아플 때 약이나 병원을 찾는 것처럼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생은 끝이 없는 사막을 걷는다고 생각한다. 사막을 걷다 보면 달콤한 물이 흐르는 오아시스를 발견할 때도 있고, 뜨거운 햇살을 피할 동굴을 찾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 정착할 수 없고 잠시 동안 꿀을 즐긴 뒤 다시 뜨거운 사막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언젠가 작은 오아시스에 정착하거나 열심히 걷다 보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도착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단언컨대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목표라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대한 생각은 버리고, 눈 앞에 모래바람과 뜨거운 햇살을 이겨낼 궁리를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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