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궁금해요 #1. Meta의 조직문화 들여다보기
10일 연휴의 끝자락, 쉬면서 읽었던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잘 놀고 잘 쉬었지만 매번 길게 쉴 때마다 느끼는 불안감과 AI로 더 가속화되는 변화 속에서 도태되고 있는 듯한 이 감정이 결국 나를 책상으로 이끌었다. 대학원 석사논문을 마무리하고, 잠시 쉬자고 생각했던 순간이 이번 연휴를 마지막으로 다시 열심히 살아보기로 한다.
책제목: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한줄평: 메타(META) 조직문화의 핵심은 자율, 책임, 소통
저자소개: Christiana S. Chae(크리스채)는 메타(Meta)에서 약 7년간 디자인과 제품 전략을 이끌며 AI 팀(AI Experiences)의 디자인 총괄(Head of Design)과 윤리적인 인공지능(Responsible AI) 부문의 디자인 전략가(Design Strategist)로 일했다. 이후 한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 AI’에 합류해 브랜드와 마케팅 조직을 이끌고 있다.
책구성: 이 책은 저자가 메타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경험했던 메타(Meta)의 '자율과 책임이 뒷받침된 인간중심의 조직문화'를 개인의 경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생생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특히, 각 챕터마다 What(어떤 조직문화) - Why(왜? 장점이 무엇인지) - Potential Problems(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 - Tips(그런 조직문화에서 일하는 가이드) -Stories(실제 에피소드)로 구조화되어 있어 독자들이 읽기 쉽게 되어 있는 구성이 좋았다.
책내용 소개:
#1. Bottom-up Culture, "가까운 사람의 책임이 더 크다"
한국 기업과 가장 큰 차이가 있는 문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다. 직원이 생각했던 문제를 기회로 바라보며 직접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식을 프로젝트화하고 실행하는 방식이었다. 상사의 지시 대신 팀의 자율성과 책임을 기반한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가는 게 회사생활을 만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소개되었다. 특히, 모든 것들이 보텀업방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톱다운과 보텀업 영역을 구분하여 제시해 줌으로써 기업의 구체적인 실행가이드를 제시해 주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기업의 미션, 비전, 목표 설정을 설계하는 것은 탑다운 방식으로 정해야 하며, 그 미션을 어떤 전략으로 달성할지? 어떤 제품을 만들어서 비전을 달성할지? 기대치(목표)에 비해 우리 성과는 어떤지?(피드백)과 같은 과정들을 보텀업 방식을 통해 정하며 전략을 세워간다. 또한, 이러한 문화가 정착되었던 배경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2. Feedback Culture, "망하는 회사의 공통점은 직원들의 피드백이 없었다는 것"
메타(Meta)의 피드백 컬처는 매주 저크버그가 주관했던 타운홀 Q&A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챕터에서는 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메타의 조직문화를 제도와 사례를 통해 소개하였다. 피드백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문제점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큰 임팩트를 달성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메타에서는 약점이라는 단어 대신 '성장 영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모든 피드백은 성장의 기회와 수단으로 여긴다. 이런 피드백이 '좋은' 피드백으로 조직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선 5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투명성: 내용에 솔직함과 진정성이 있다.
*시의성: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전달한다.
*공정성: 편견 없이 공정하다.
*친절함: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실행가능성: 문제점뿐만 아니라 해결에 대한 제안이 함께 담겨 있다.
피드백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리더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수퍼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피드백은 지속적인 훈련과 학습이 필요한 영역으로 교육을 강조하였다. 피드백 전달법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기술 또한 학습시키며 습관을 만들어준다. 책에서 소개된 피드백의 방식 중 '임팩트 위주의 피드백'이 인상적이었는데, 단순히 어떤 행동에 대한 피드백이 아닌 어떠한 행동(X) 때문에 어떠한 임팩츠(Y)가 생긴다. 그래서 그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다른 행동(Z)을 할 것을 추천한다는 방식으로 말이다.
#3. Flat Culture, "모두에게 변화에 기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플랫 컬처는 좋은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서든 나올 수 있으니 모두에게 기회를 주자는 철학으로 모든 구성원이 같은 기회와 책임을 갖고 일하는 업무 방식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 메타는 직책을 세분화하지 않고, 직책의 레벨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삼성을 비롯하여 이미 많이 기업에서 적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그 효과성은 이미 입증되었다. 메타의 플랫컬처는 PM의 역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보통의 IT회사의 PM은 프로덕트의 리더로 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이끌어가는 반면 메타에서는 의사결정자가 아니라 사회자(Facilitator)에 가깝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기 보단 팀이 함께 좋은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도록 이끄는 사회자와 같은 역할인 셈이다. 팀 구성원 모두가 동등하게 참여하여 같은 절차를 거쳐 진행될 수 있도록 '절차'를 리드하는 것이 PM의 책임이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역할과 책임(R&R)을 문서화하고, 의견이 갈렸을 때 의사결정을 해줄 수 있는 최종 의사결정권자(팀 밖)를 정해놔 객관적인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4. Manage up, "내 상사는 내가 관리한다"
상사를 관리한다는 뜻은 '상사가 나를 잘 도와주도록 내가 상사를 돕는다'는 의미이다. 책에서는 상사를 돕는 방법을 3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
*정보제공: 상사가 알아야 할 정보를 먼저 제공한다.
*도움요청: 상사에게 받아야 할 도움을 스스로 요청한다.
*피드백 요청과 제공: 상사에게 먼저 피드백을 요청하고 또한 제공한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업무는 결국 상사와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지는데 그 과정에서 '주도권'이 부하직원에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 문화인 셈이다. 이 방식 또한 상사가 먼저 '매니지업'을 소개하며 독려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리더는 나(리더)와 일하는 방법을 구성원에게 알려줌으로써 직원들이 올바른 기대치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 챕터에서 와닿았던 표현 중 하나가 바로 '상사의 건망증을 이해하고 도와준다'라는 것이다. 때론 상사의 무심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상사는 늘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주도권을 부하직원이 가지고 항상 문서화하여 공유하고, 반복적으로 전달하여 상기시켜야 함을 인지하고 반복하자.
#5. Parallel Track, "승진의 길은 한 가지가 아니다"
메타에서는 평행 트랙(Parallel track) 제도를 통해 관리자 또는 IC리더 두 가지 승진의 길이 있고, 언제든지 강점에 따라 두 트랙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관리자는 팀 구성원들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성장을 경험하도록 '사람'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IC리더는 '업무'에 진적으로 책임을 지고 성과를 올린다. 예를 들어, 팀장(관리자)은 비전에 맞는 팀의 구조를 설계하고, 팀원을 배치하면, 팀리더(IC리더)는 관리자가 팀원을 고용하는데 면접 등을 통해 도움을 준다. 또한 팀장은 팀원들의 성과와 커리어를 관리하면, 팀리더는 팀원들의 기술 향상과 커리어에 관한 멘토링을 제공한다. 회사입장에서는 경력 많은 고성과자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으며, 두 가지 트랙 사이의 이동이 가능하게 하여 평행이동이 가능토록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책에서 독자가 시니어 레벨이 될 때 2가지 커리어에 대해 고민이 되면 '지연 패턴'을 통해 강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지연패턴'은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나름의 순서를 정해서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경향을 일컫는 용어로 그 순서를 보면 자신이 무엇을 더 하고 싶어 하고, 하기 싫어하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감정을 들여다보면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6. Strength-Based Culture, "잘할 뿐 아니라 즐기는 그 일을 하라"
메타는 강점을 단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강점은 해당 일이 오랜 시간 지속했을 때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충전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강점은 기술적인 능력에만 국한되지 않고 5가지의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술: "어떤 소질과 능력을 갖고 있는가"
*문제 접근법: "남들과 다르게 보는 관점이 있는가"
*행위: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가"
*관심 분야나 가치관: "어떤 주제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가"
*업무스타일: "어떤 스타일로 일할 때 가장 효율이 높은가"
강점기반 문화가 필요한 이유는 결국 그것이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한참 DEI(다양성) 화두 되었을 때 DEI가 필요한 이유 또한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생각 냈다). 약점을 바라보는 관점이 인상적이었는데, 무시할 수 있는 약점과 개선해야 할 약점을 구분해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강점으로 보완이 가능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것은 무시해도 되며, 조직의 제도나 문화에 용납되지 않는 유형의 약점은 개선할 수 있도록 경고를 해야 한다고 한다. 즉, 진정한 강점 기반의 문화는 자신의 약점을 잘 가려내고, 그것을 보완하는데 에너지를 소비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을 잘 내리도록 도와주는 문화라는 것이다. 또한 조직관점에서 강점을 활용하기 위한 방식으로 강점의 종류에 이름을 붙여서 문서화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닉네임처럼 '비저러니', '시스템 싱커', '장인', 'PM하이브리드', '제너럴리스트', '스페셜리스트'로 정하여 프로젝트 유형과 종류에 따라 투입하고 커리어 개발에도 활용한다.
#7. Impact Driven Culture, "마지막 열쇠, 결과에 대한 책임"
앞서 이야기한 6가지의 조직문화를 보면 너무 이상적인 문화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책임제도이다. 자율적이고 책임이 강한 독특한 조직문화를 즐기며,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를 잘 연결시킬 수 있는 직원들로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신중하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그 중심에 다음의 4가지 핵심요소가 있다.
*기대치 합의: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곳이 어디인가?
*임팩트 정의: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가?
*평가 시스템: 약속된 기대치에 따른 결과를 보여줬는가?
*직원 고용과 유지: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즐기고 활용할 줄 아는 직원들
서로 같은 의미의 기대치를 정하기 위해 상사와 합의하고 조율하며 주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확립해야 하며, 올바른 임팩트를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는 질적, 양적 임팩트의 균형을 맞추고, 객관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실적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학습목표가 있다면 도전적인 목표에 실패하더라도 그 자체에 보상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공정한 평가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노 서프라이트 룰'이다. 관리자의 가장 막중한 책임 중 하나가 절대 부하직원이 갑작스럽다고 느낄만한 평가 결과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의 기대치와 임팩트를 이해하고 제때 양질의 피드백을 줘야 할 의무를 가지고 실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성장하는 직원을 채용하는 방법은 메타에서 생각하는 중요한 역량 '의욕, 주도성, 자기 인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통해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자신보다 경력이 많은 팀리더에게 해주는 어려운 피드백 방식에 대한 사례는 작가의 진정성과 메타의 조직문화가 고스란히 묻어져 나오는 내용이라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결론: 기업의 조직문화는 한 개의 제도, 하나의 이벤트로 형성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것으로 조직 고유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메타에서 소통을 중시하며, 자율과 책임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책에서 제시한 7가지 조직문화 외에도 여러 방식들이 축적되어 지금의 메타가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HR담당자로서 기업의 MVC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부터가 기업의 올바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입사원 교육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금방 잊혀지는 회사의 MVC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우리 회사에는 이를 위한 어떤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있는지, 혹은 어떤 조직문화가 형성되면 좋을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