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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chstellar Aug 26. 2020

RESTART-19

용감한 실험

인스타 피드를 보다가 이 시국에 공연을 하는 해외 영상을 발견했다. 독일에서 진행된 1500명이 모인 공연x코로나 실험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 전파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의과대학이 정부 허가를 받고 진행한 실험이라고 한다. 


실험은 세가지 구분으로 이뤄졌고, 일반적으로 입장하여 이동하는 경우, 정해진 경로로 이동하는 경우, 관람객 수를 줄이고 일정 거리만큼 띄워 앉을 경우의 시나리오였다. 바이러스 전파경로를 보기 위해 에어로졸을 뿌리고, 참가자들은 위치추적기를 달았으며 형광소독제를 발랐다.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이 어떤 물체를 만지는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를 파악했다. 이에 대한 결과는 몇 주후에 나온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실내 행사를 치를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스탭이 입고 있던 티셔츠에는 RESTART-19 라고 적혀있다.


<출처: CNN>

https://edition.cnn.com/videos/world/2020/08/24/leipzig-germany-concert-coronavirus-covid-19-experiment-safety-veselinovic-pkg-intl-ldn-vpx.cnn



코로나 시대에 타격 받지 않은 업종이 무엇이 있겠느냐마는 내가 몸 담았었던 행사 업계는 그야말로 완전 초토화였다. 자금 상태가 양호했던 전회사도 국가지원금을 받아 70%라도 임금을 지불해왔지만 다음달부터는 완전 무급으로 돌리거나 파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 (이미 파산을 알아봤지만 내야하는 세금이 어마어마해서 그냥 유지하기로 했다고.) 이러한 와중에 독일의 이 실험은 시국이 심화됨에 따라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획기적으로 느껴졌다. 관련 종사자라면 한번쯤 생각은 했겠지만 이 시국에 밀폐된 공간에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리스크를 떠안고 누가 실험에 뛰어들고 허가를 할 용기를 냈을까 싶기도 한 것이다. 


모 국가사업 운영사무국에서 일했을 때, 코로나 시대에 공연 활성화 방안에 대해 교수 및 업계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가 있었다. 모두 언택트 공연의 급성장과 기술의 발전을 말하고 있었다. 원격현존감을 구현하는 기술, 물리적인 공연장의 한계를 넘어 네트워크상의 공간에서 실존감있게 문화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 텔레프레전스 기술이 적용된 실시간 공연이 그것이었다. BTS의 방방콘, SM의 비욘드라이브가 대표적인 예시였다.


언택트를 온택트하게 접근하는 방법이 중요하게 되었고, 또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연관된 기술이 새롭게 개발, 발전함은 당연하지만 모든 행사와 공연들이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면 일부 산업은 전멸하고 말 것이다.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방안을 강구한다는 점에서 독일의 이 실험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광화문 집회로 인해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것만 보아도 어떠한 방법으로든 오프라인 집단 모임에 대한 시스템은 필요하다고 보인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사람들의 인내와 경각심이 다소 무뎌졌기 때문에 이제는 무작정 막는 것보다는 대규모로 모인 자리가 발생했을 때 최소한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도 이 실험의 결과가 어떠한 한 줄기 해답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다만, 이 실험을 위해 1500명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공연 이틀 전 코로나 검사를 받은 점이 조금 리스크가 있다고 느껴진다. 최장 2주의 잠복기를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끝으로, 개인적으로 이들의 팀이름이 돋보인다. RESTART-19. 정말 다시 시작하는 힘이 전파되는 기분이 드는 것.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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