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na H Apr 23. 2022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마샤 리네한《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

"여기가 지옥인가?"싶을 정도로 괴로운 순간이 있다. 간절히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지고, 영원히 나와 함께할 것 같은 연인 혹은 배우자와 헤어지고, 세상 전부였던 부모에게 외면당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등 의도치 않게 인생이 꼬여버릴 때가 찾아온다.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러도, 친구를 불러 온종일 하소연해도 문제의 실마리를 도통 찾기 힘들다. 세상이 날 버린 것 같고, 더 이상 살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여기, 진짜 지옥의 한가운데를 지나던 한 여자가 있었다. 평범한 삶을 살던 도중 불현듯 정신질환이 찾아온다. 그녀는 원인 모를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 죽고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찾아왔다. 온종일 병원에 갇혀 있고, 가족은 볼 수 없고, 마음먹고 탈출하면 다시 병원에 붙잡히기 일쑤였다. 그녀는 당시 느꼈던 기분을 이렇게 서술한다.

방 안은 덥고 습하며 지옥같이 들끓는 바닥의 열기는 참을 수 없다. 고통스럽다. 갇힌 사람은 살 만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며 탈출구를 찾지만 찾지 못한다. 벽을 긁고 후벼 파도 소용없다. 비명을 지르고 벽을 두드려도 마찬가지다. (...) 하느님께, 이름을 아는 온갖 성인께 기도하지만 위안을 얻지 못한다. 방 안의 상황은 고문과 같아서 1분도 더 버티기가 불가능하다. 어떤 문이든 내 앞에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지만 내가 찾는 유일한 탈출구는 자살이라는 문뿐이다. 그 문을 열고 싶은 열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하다. p.58


수십 번씩 자살충동에 시달렸던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숱한 노력 끝에 그녀는 지옥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지옥을 거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법을 개발했다.


심리학자 마샤 리네한은 처절하고도 비참했던 자신의 경험과 과학적으로 증명된 방법을 활용한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를 마음의 지옥에서 탈출할 방법을 알려준다. 지금 답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지옥을 벗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 가치가 있는 인생으로 변화시킨다. 마샤 리네한의 책《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에 따르면 DBT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독특하다고 말한다. 첫째, 자기 자신과 자신이 처한 삶의 수용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화의 포용 사이에서 역동적인 균형을 잡는다. 둘째, 마음 챙김 수행을 치료 기술의 하나로 포용한다.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수용마음 챙김이다.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지옥을 벗어나려면 먼저 마음을 열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여기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 이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책은 STOP기법을 소개한다.


당장 행동하고픈 충동을 멈춘다. (Stop)
한 걸음 물러서서 그 상황과 거리를 둔다. (Take a step back)
상황 파악을 위한 정보를 모을 수 있도록 관찰한다. (Observe)
목표를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인 선택지가 무엇인지 평가해 그 선택을 따름으로써 현재를 자각하며 행동한다. (Proceed)


각 단계를 자세히 살펴보자.


멈추기(Stop)

충동적으로 행동할 것 같으면 잠시 멈추자. 반응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자. 얼음처럼 멈추자. 잠깐 멈추기만 해도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을 막아준다. 통제권을 지킬 수 있다. 명심하자. 당신은 당신 감정을 다스리는 통제자다.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없어도,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힘으로 붙잡을 수 있다.


한 걸음 물러서기(Take)

힘든 상황을 마주하면 대처 방법을 바로 생각하기 힘들다. 자신에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할 시간을 주자. 한 걸음 물러서자. 거리를 두고, 심호흡하자. 평정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 심호흡하자. 감정이 행동을 좌지우지하게 내버려 두지 말자. 당신은 당신의 감정이 아니다. 감정이 당신을 쥐고 흔들게 하지 말자. 


관찰하기(Observe)

자신의 주변과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해보자. 그 일에 얽힌 사람은 누구일까? 다른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할까? 주의 깊게 물어보자. 효과적인 선택을 하려면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관련된 사실을 모아 사실관계를 파악해보자. 그리고 상대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도록 노력해보자.


현재에 머무르며 행동하기(Proceed Mindfully)

"현재 이 상황에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 목표는? 어떤 선택이 이 상황을 호전시킬까?"라고 물으며 지혜로운 마음으로 문제 처리 방법을 생각해보자. 차분하고 침착한 상태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혼란스러운 상황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네 가지 방법은 하나의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철저한 수용'이다. 멈추고, 한 걸음 물러서고, 관찰하고, 현재에 머무르며 행동하는 방법은 고통스러운 삶에 저항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대신, 현재의 삶을 온전히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책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는 철저한 수용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수용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인정하고, 더는 당신의 현실과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철저한 수용은 머리와 가슴과 몸으로 온 힘을 다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뭔가를 영혼 깊숙한 곳에서 수용하고 마음을 열어 그 순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온전히 경험하는 거예요. p.369


게임에서 이길 기회를 얻으려면 게임에 들어가 자신에게 돌려진 패로 게임을 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당장 해결하기 힘든 고통에서 탈출하려면 먼저 그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내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대책 없이 긍정하거나, '빨리 이 고통에서 탈출할 거야!' 같이 조급한 태도로 저항하려는 마음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잘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계속 수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내 인생은 내가 어떤 관점을 갖느냐에 따라 지옥에 머무를 수도, 지옥 가운데 천국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지금 있는 그 자리에 저도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지금 여기까지 왔고요. 여러분도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제가 여러분에게 이 얘길 해주는 이유는 여러분에게 희망이 정말 많다는 사실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참고>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언제 죽는지 알 수 있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