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토리, 트렌드에 이야기를 더하면 역사가 된다.
나는 창업을 해도 괜찮은 사람일까?
시대가 변하면서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회사에서 월급만을 받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요즘이다. 그러한 여파로 퇴사, 프리랜서, 창업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들려오게 된다.
그렇지만 그것을 시작하기 전, 이 길이 자신에게 맞는 길일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서울에서 휴학생활을 할 때 나를 공부하는 학교, 인큐를 다녔었다.
그 때의 인연으로 현재 트렌드에 이야기를 더하면 역사가 된다는 트렌토리(트렌드+히스토리)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대화 주제는 '창업형 인간'이었다.
이런 주제가 나온 배경에는 서두에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그 배경을 시작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를 주관적 해석을 통해 적어본다
나는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며 보냈다.
그 결과, 수많은 프로젝트를 직접 참여해 공모전에 나가보거나 아니면 실제로 만들어 시장에 테스트해보는 경험을 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창업'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임과 동시에 막연한 두려움을 주는 단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이 창업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전에 먼저 창업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창업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업 따위를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나라나 왕조 따위를 처음으로 세움'이라는 뜻도 있다. 조금 생각해보면 무언가 커다란 시작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질 수 있다. 아직 잘 와 닿지 않으니 더 자세히 들여봐 보자.
창업(創業)은 비롯할 창(創)과 업업(業)이라는 한자로 구성되어있다.
먼저, 비롯할 창(創)은 곳집 창과 칼 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뜻을 풀어보면 쌀 창고와 같은 곳간에 상처를 내었다는 의미로 그 상형문자는 피 묻은 칼을 뜻한다. 해석하자면, 칼부림이 일어났고 거기에는 어떠한 원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새롭게)'시작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업 업(業)은 악기를 걸고 다니며 생업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본떠서 상형문자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직업이나 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종합해서 한자를 해석하자면 '창업이란, 새로운 업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피를 묻혀야 할 정도로 위험한 시작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 실제로 많은 창업가들을 보았지만 일이 재미있다. 즐겁다는 말은 간혹 들을 때가 있지만, 쉽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성공 여부를 떠나, 창업이란 과정은 그 자체로 수많은 문제의 연속이며 '당연히' 힘이 드는 것 같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인큐의 대표 윤소정쌤과 신동일쌤도 어렵다는 표현을 자주 하셨다.
그러시면서 직장 생활에서 겪는 문제보다 최소 3배 이상의 문제들이 쏟아진다고 하셨다.
자, 그렇다면 힘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든다는 것을 전제해보자.
그런데도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왜 하는 것일까?
죽도록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과연 나는 창업을 해도 괜찮은 사람일까?
먼저 창업을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그들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시작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방법이 나에게 맞는지 살펴보자.
이야기를 나누면서 크게 3가지의 유형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돈이 될만한 것을 하는 유형이다.
자본주의 세상의 이치는 돈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3년 만에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항을 실현하여, 회사의 가치를 키우고 EXIT 하거나, 프랜차이즈를 창업하거나, 부동산이나 지역 개발을 통해 그 차액을 실현하는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불문하고 뛰어드는 것 같다.
이들의 경우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분명 돈일 것이다.
그 누가 투자금 대비 더 많은 수익이 눈에 뻔히 보인다면 안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나의 경우는 돈이 될만하다는 안목이 부족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 능력이 부족하다 판단했다.
이런 내가 위의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면, 100원부터 스스로 벌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이다.
(누군가가 주는 월급이 아닌 스스로가 재화나 상품을 통해 벌어보는 방안)
경험이 쌓여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면, 차액실현을 해보는 경험을 통해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법은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 이유는 즉각적인 행동력인데, 나는 머릿속에서 계산이 딱 떨어지지 않으면 행동을 하지 않는 반면 주위에는 일단 행동을 해보면서 하나씩 채워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업을 만드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어떻게 보면 '덕업일치'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가 있고, 꾸준히 하다 보니 전문성이 생긴다. 그렇다 보니 남들보다 차별화된 능력을 통해 창업을 한다. 이와 관해서는 예술가나 크리에이터 등 많은 예시가 있을 것 같다.
이들의 원동력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인데, 회사의 체계 속에서는 한계가 있었거나 기존의 프레임에서는 할 수 없어서 스스로 나와하게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서비스 기획이라는 분야로 전문성을 쌓아가려고 하지면, 정말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다.
꾸준함을 통한 전문성이 쌓이기 전에는 창업을 하기에 쉽지 않은 부분이 있겠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로부터 시작하는 유형
크게 성공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자신이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다.
마켓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내가 먹고 싶은 신선한 음식을 편하게 집에서 받아먹어 보자'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대표는 '사회의 선을 위해 서울 특정 지역 중심의 사교육을 전 지역에서 볼 수 있게 하자'
실제로 카카오 벤쳐스의 임지훈 대표 또한 투자를 하는 기업을 고르는 데 있어,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 진실로 느끼고 깊이 알고 있는지'를 본다고 한다.
그리고 약간은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무언가를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
BTS의 방시혁 대표는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러한 유형은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나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에 그 어떤 힘든 상황이 있어도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것 같다. 나 역시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데 있어 이런 경우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이 있으며, 나 또한 어떤 문제에 분노하고 참지 못해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창업을 왜 하게 되는지를 살펴보면서 그들이 피 터지는 과정 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일부 살펴볼 수 있었으며, 나의 성향과 비추어 맞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보면 이 3가지 유형이 창업을 시작하는데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성공을 하는 데 있어서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안정적인 삶과 여가생활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는 일이 곧 삶인 사람이거나, 자신과의 약속을 스스로 잘 지킨다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좋아하는 등 성격의 특징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창업을 시작하기 앞서, 자기 자신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한다면 어떻게 풀어내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잘 모른다면 작게라도 경험해보는 것이 고민을 줄이는 데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자신이 나아갈 길은 누군가의 조언이 아니라 스스로 한 발자국씩 내디뎌가는 것인 것 같다.
자신의 몸과 언어로 익힌 경험만이 불확실하고 모호한 미래를 개척하게 도와주는 유일한 나침반이 될 것 같다.
- 글을 마치며
기획이나 인사이트에 관한 글을 잘 쓰려다 보니 못 쓴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악순환을 끊고 일단 써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기획 탐방 또는 트렌토리에 관한 글을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p.s 데이터와 근거가 부족하여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여러 분야의 현업자들과 나눈 이야기이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로 하여금 의미가 있는 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건강한 피드백은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