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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 Jul 14. 2024

두 번째 기록 : 순례길 준비하기 (2)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전 마지막으로 준비할 것

이전 기록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할 때 가져가야 할 내가 썼던 물건 중 유용했던 물건들을 소개했다면, 이번 기록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내가 준비했던 것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크게 중요한 것들이 아닐 수도 있으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신청하고 가야 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기에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사실 내 요약본 보다 순례길 사무소 요약본이 더 좋은 듯 @ 2015년 산티아고


1. 산티아고 순례길 요약본


산티아고 순례길 요약본이라니, 그런 것이 있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에서의 굉장히 P처럼 보였을 수도 있지만, 사실 나는 J이라 어딘가 여행을 갈 때는 나만의 일정 요약본을 항상 만든다. 그래서 까미노를 걸을 때는 A4용지 반 장 사이즈로 해서 우리가 걸을 프랑스 길 (Camino Frances) 각 도시들의 내용이 들어간 요약본을 만들어서 가져갔다. 까미노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이후에는 체력과 시간에 따라 조절하면서 도시들을 지나왔기에 크게 체크하지 않았지만, 초반에 걸을 때는 요약본을 열심히 봤었다. 사실 생장 피에드포르 (St. Jean-Pied-de-Port)의 순례자 사무소에서 마을과 숙소 정보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는데, 그 안에 이름/거리/고도가 적혀 있어서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긴 한다. 그래도 요약본을 준비하면서 까미노를 시작하기 전 선행학습(?)을 했더니 까미노 초반 일정을 파악하고 조율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열심히 대학들을 찾아 헤매며 세뇨를 받았더랬다 @ 2015년 산티아고


2. 대학인 순례자 여권


보통 까미노를 걷는 모든 순례자들은 조개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끄레덴시알 델 페레그리노 (Credencial del Peregrino)라는 일반 순례자 여권을 필수로 받게 된다. 끄레덴시알을 들고 가는 도시의 알베르게나 성당, 또는 가게 등에서 세뇨를 받아서 본인의 여정을 증명하게 되고, 이는 순례 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증빙이 된다. 여기에 더해 나는 끄레덴시알 유니베르시따리아 (Credencial Universitaria)라는 대학인 순례자 여권을 함께 들고 까미노를 걸었다. 대학인 순례자 여권이란 대학 재학생/휴학생/졸업생 모두 받을 수 있는 여권인데, 일반 끄레덴시알과 다르게 까미노의 도시들에 위치한 대학에서 세뇨를 받아야 한다. 만약 그 도시의 대학에서 세뇨를 받을 수 없다면 사유를 적거나 사진을 첨부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꿀팁! 대학인 순례자 여권은 한국에서 신청을 해야 되지만 실제로 받는 건 팜플로나라는 도시에 위치한 나바라 대학교에서 받게 된다. 팜플로나는 프랑스 길의 대학인 순례자 여권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대학인 순례 증명서를 받고 싶다면 이곳을 꼭 지나가야 한다. 이후 순례가 끝나고 대학인 순례자 여권을 스캔하여 증명서를 신청하면 되는데, 나는 까미노가 끝난 후 잊고 있다가 무려 5년이 지난 2020년에 신청을 했었다. 다행히 유효기간이 없어 무사히 발급받을 수 있었고, 받아 보니 추억도 생각나고 너무 좋았다. 원래 받아야 하는 세뇨에 대학교 세뇨 하나 더 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으니, 순례길을 준비하신다면 꼭 신청해 보시길 바란다.


파리 당일치기 날 맛있게 먹었던 내 사랑 팔라펠 @ 프랑스 파리


우리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산티아고를 간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이동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우리의 산티아고 순례길의 시작은 프랑스 파리였다. 파리를 잠시 여행한 후 야간 버스를 타고 바욘으로 이동하였고, 아침에 바욘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프랑스 길의 첫 시작점인 생장 피에드포르로 이동하는 동선이었다. 파리에서부터 생장 피에드포르까지 다 기차로 갈 수 있으나, 젊었던(?) 우리는 버스로 이동하는 과감한 동선을 선택했었던 것 같다. 다음 기록은 더 이상의 지체 없이 바로 생장 피에드포르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며, 이번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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