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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 Nov 17. 2024

셋 : 산티아고의 시작, 생장 피에드포르

순례자로 산티고의 시작점에 서다

파리에서부터 야간버스로 이동하여 바욘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온 길고 길었던 종착지 끝은 바로 까미노 프랑스 길의 첫 시작, 생장 피에드포르 (St. Jean-Pied-de-Port). 프랑스 길 (Camino Frances)의 첫 시작점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순례자 등록을 위한 순례자 사무소 찾아가기! 다행히 생장에 도착한 모든 사람들이 처음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고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순례자 등록을 마치고 나오면서 한컷 @ 2015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소에 도착하여 간단한 인적사항을 체크하고 나면 순례자 여권인 ‘끄레덴시알 델 페레그리노 (Credencial del Peregrino), 그리고 까미노 프랑스 길의 마을/고도 등의 정보가 담긴 종이를 받게 된다. 그 후에는 가장 기대하던 순서, 바로 순례자임을 나타내는 조개껍데기를 고르기! 다양한 조개껍데기 중 가장 예쁜 것으로 고른 후 가방에 달고 나니 드디어 공식적인(?) 순례자가 된 느낌이었다. 그렇게 공식적인 절차를 무사히 마치고 산티아고 순례길의 첫 마을, 생장에서 묵을 알베르게로 향했다.


알베르게 오픈런! 순례자들은 가방을 줄세운다 @ 2015 산티아고


나와 언니가 고른 우리의 첫 알베르게는 ‘55번 공립 알베르게’로 유명한 알베르게! 늘 인기가 많아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생장에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아 무사히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야간버스의 피곤함을 풀기 위해 낮잠을 조금 즐긴 후 본격적으로 마을 구경하러 출발! 알베르게에서 생겼었던 웃픈 일 하나. 언니가 샤워 후에 침대 옆에 한국에서 가져온 때밀이타월을 말리려고 걸어놨었는데 그것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때밀이타월을 누가 가져갔는지 끝까지 알아내지 못했기에 산티아고를 걷는 내내 시원하게(?) 씻지 못했다는 후문.


내가 좋아했던 생장의 풍경 @ 2015 산티아고


산티아고의 첫 시작점인 생장 피에드포르는 작은 마을이지만 까미노 프랑스길을 위해 모여드는 순례자들로 인해 활기찼다. 알베르게에서 마을 중심으로 가는 길은 하나의 길이었는데, 지나가며 39번 순례자 사무소도 볼 수 있었고 양 옆으로 조롱박, 나무 지팡이 등 까미노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기념품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인지라 물욕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순례자의 가방은 최대한 가벼워야 하므로, 물욕을 누르며 마을 구경에 집중! 아기자기한 마을을 구경하고, 저녁과 다음 날 간단한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장도 보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55번 알베르게 뒷마당은 풍경맛집 @ 2015 산티아고


저녁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준비하면서 내일 점심까지 준비해 놓고 언니와 생장의 마지막 풍경을 즐기러 뒷마당으로! 뒷마당에서 생장의 풍경과 샌드위치를 즐기며 언니와 함께 앞으로 한 달간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위한 전의를(?) 다져보았다. ”갈래요?“라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한 산티아고 순례길,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의미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자고 다짐하며 그렇게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 :) - 2015.06.27. in St. Jean-Pied-de-Port,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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