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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맹꽁이타령

맹꽁이만도 못한

어제부터 맹꽁이 두 마리 찾아와 울기 시작했다.

개구리에 이제 맹꽁이까지 밤마다 난리다

시끄러워 잠을 설치는데도 왜 난 좋지? ㅎ

도시가 맞는데 도시 아닌 곳에 사는 착각

특히 밤이면 깜깜해서 더 좋다.

해마다 장마철 즈음해 맹꽁이가 울지만 겨우 며칠이다.

그래서 밤마다 한참씩 듣곤 한다.

시골 태생이라 더 그럴 것이다.

그깟 잠 정도야

어차피 불면증에 시달리는 삶인데.

옆지기는 제발 창이라도 좀 닫으라 성화다.

창의 기능이 좋아 소리가 훨씬 줄어들지만 난 또 그 희미한 소리를 찾아 귀 기울인다.

내 맹꽁이 소식에 지인이 자기 아파트에서도 맹꽁이 소리 민원 때문에 아저씨들이 잡으러 다닌다고 불침번이라도 서야 할지 고민이라 했다.

맹꽁이들 살던 곳에 아파트 단지 세워 살면서 그 며칠 시끄러워 못 살겠다고 잡아버리겠다는 인간들이라니

맹꽁이만도 못한 쓸쓸한 소식이었다.

우리 아파트 앞도 머지않아 아파트 들어설 예정이다.

난 그러기까지라도 내 귀의 저 소리를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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