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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의 세계

멋 좀 부렸습니다만

토지에 오기 전 공들여 네일을 하고 왔다.

지금까지 네일은 새 작품 들어갈 때 한 번씩 하곤 했었다

멋도 부릴 줄 모르고 화장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새 마음으로 새 작품을 대하는 의식이랄까?

작업을 하다 키보드 위 잘 정돈된 손톱과 고운 네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 했었다.

토지 창작실에 오면 살림도 신경 쓸 일 없으니 손톱에 멋 한번 내보자고 입주 직전에 하고 왔었다

그게 벌써 한 달 전이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손톱을 보고 잠시 생각이 깊어졌다.

손톱이 자라기만 했을 뿐 네일은 전혀  벗겨지거나 망가지지 않았다.

집에서 살림할 때는 2주 정도 지나면 들떠서 떨어지고 모퉁이 벗겨지고  보기 흉해서 깎고 지우고 벗겨내고 했었다.

이번엔 아마 여기서 나갈 때까지 끄떡없을 거 같다.

내가, 나뿐 아니라 많은 주부들이 멋 부리기에 인색한 건 돈이나 시간의 문제뿐이  아니란 걸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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