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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세젤이맘 Jan 05. 2022

내가 바라는 것이 목표인가, 욕망인가

욕심 많은 의욕씨들에게



1월이다.


미라클 모닝, 다이어리들이 눈에 띄고 헬스장, 필라테스, 수영장이 건강한 갖고 싶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자기 계발 서적들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나은 삶을 바란다.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기, 돈을 더 많이 벌기, 운동하기, 건강식단 만들기, 자격증 취득하기, 토익점수 올리기, 100권 독서하기 등등.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표를 세우고 바짝 실천 하기 딱 좋은 시기가 왔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한 개의 목표를 정해서 오로지 그 영역만을 집중해서 파는 사람이 있는 반면, 욕심 많은 의욕씨들은 몇 개의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영역에서 그것을 다 이루고자 하기도 한다. 작년 이맘때 나도 수많은 의욕씨들 중 한 명이었고 그럴듯하게 세워둔 나의 계획서를 보면서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목표를 이룬 것 같은 기분에 심취해 흐뭇해했던 기억이 난다.


확실히 구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들을 글로 써보고 세부 목표를 설정해 두니 크게 방향을 잃지 않았고 나름 우선순위를 정해두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나를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그러나 유독 나의 발목을 붙잡은 목표가 하나 있었다.


바로 '마녀 체력 키우기'였다.


체력을 그냥 키우는 것도 아닌 마녀 체력 키우기다. 마녀 체력의 이영미 작가님은 평범한 에디터에서 철인 3종 경기를 몇 번이나 치러낸 진짜 강철 체력을 갖게 되신 분이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님 같은 강철체력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솟구쳐 올라 바로 운동을 시작했고, 철인 3종 까지는 아니더라도 흉내라도 낸다면 확실히 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차하면 마라톤 경기도 출전해보고 실력이 쌓이다 보면 진짜로 철인 3종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환골탈태의 몸을 갖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녀 체력 1년의 성과는 어땠을까. 완전 대실패였다.

여러 가지 목표들 중 우선순위를 1번으로 두지는 않았지만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했다. 장 달성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목표였지만 꼭 이루고 싶은 목표였다. 내가 바라는 진짜 변화를 바란다면 체력 키우기는 필수였다.


'이토록 공부가 재밌어지는 순간'의 박성혁 작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와 욕망을 구분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욕망은 목표과 아주 다르다.
목표를 한마디로 '내가 정성 들여 이루어내고 자 하는 것'이라면 욕망은 '운 좋게 얻으면 땡큐라는 막연한 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정면으로 맞닥뜨려 정성 들이는 건 귀찮거나 힘들고, 그러면서도 포기하기는 자존심 상하고 싫으니까 그저 무턱대고 바라기만 하는 것, 이것이 욕망이다. 딱 '도둑놈 심보'다.

- 이토록 공부가 재밌어지는 순간 중 -  



정면으로 맞닥뜨려 정성 들이는 건 귀찮거나 힘들고

그러면서도 포기하기는 자존심 상하고 싫으니까

그저 무턱대로 바라기만 하는 것.



하루, 이틀 운동을 하는 정도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제대로 하려면 근육에 힘을 가하고 조금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운동량이 늘고 체력을 키울 수 있다. 달리기를 하다 힘들면 멈추고, 다시 뛰다 힘들면 멈추기를 반복한다면 운동량이 늘 수가 없다. 숨이 턱밑까지 찼더라도 조금 더, 근육이 아파와도 조금 더 참고 인내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거쳐 조금씩 뛰는 거리를 늘리고 횟수를 늘려야 몸에 변화가 생긴다.


절대 단시간 내 이룰 수 없는 것이다. 토익처럼 점수로 결과를바로 확인할수도 없다. 책 한 권을 읽는 것처럼 끝이 보이지도 않는다. 꾸준함과 인내, 끈기가 지속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눈에 보이는 효과도 확인하지 못한 채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꾸준하게 지켜 나가는 것 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체력부터 길러라'라는 마녀 체력의 문구처럼,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하는 내 몸을 강하게 만들어야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체력 키우기를 1순위로 하지 않았다. 가장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지만 우선순위를 가장 아래에 두었다. 시간이 나면 독서가 먼저, 글쓰기가 먼저였다. 그리고도 시간이 남으면 운동이었다.


나의 마녀 체력 갖기는 목표였을까, 욕망이었을까


정면으로 맞닥뜨려 정성을 들이기엔 조금 귀찮고 힘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내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부끄러웠고, 체력은 가장 필요한 것이고 평생 가져가야 할 내 몸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하니 더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냥 갖고 싶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니 오기를 바랐다. 도둑놈 심보, 딱 욕망이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은 꽤나 귀찮고 지루할 수밖에 없다. 눈앞에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재미도 없고 쉽게 흥미를 잃기 마련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목표에 따라오는 세부계획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시간과 장소까지 정하고, 어떤 방법으로 어디까지 세부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가 분명하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절실함도 있다.


그러나 막연한 욕망은 다르다. 내가 바라는 것이 욕망이라면 에이~ 오늘 하루만 건너뛰자가 이틀이 되고 한 달이 되면서 뻔한 패턴으로 너무 쉽게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목표와 욕망은 그것을 이루어나가는 태도가 다르다.

목표는 간절함이 있다. 누가 보면 독하다고 할 정도로 치열함도 있는 게 목표다. 어떻게든 지켜내려는 의지, 이게 안되면 다른 방법이라도 찾아보고 계속 도전하는 태도는 목표다.


에이 아니면 말고, 어차피 안될 거 알았잖아 내심 포기를 용인하는 태도,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는 태도, 그것은 욕망이다.


내가 바라는 것이 목표인가, 욕망인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목표지, 욕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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