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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혁 delivan Mar 15. 2020

OOOO가 좋아하는 걸 먹어야 건강하게 산다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

우리 대부분은 현대에 들어 인간이 과거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오래 살고 있다고 알고 있다. 사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확실히 지난 50년 동안 우리의 평균 수명은 늘었다.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은 오히려 평균 수명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전히 의학, 위생이 발전하고 있고 음식 또한 풍족해지고 있는데 수명은 어째서 줄어들고 있는 걸까? 


먼저 수십 년간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이유부터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식품, 대량 생산기술의 발달로 식량 부족을 해결한 것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전염병을 물리치는 백신과 항생제, 위생 규정이 발달하면서 어린이 사망률 크게 줄어든 이유가 가장 주요했다고 한다. 물론 식량 부족 사태를 해결한 것도 수명이 느는 데에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동시에 수명이 주는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내 몸은 사실 내가 아니다

인간의 식생활은 과거 몇천만 년에 비해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격하게 변했다. 역사에 따르면 근대화 이전에는 하루 2끼가 일반적이었지만 근대화 이후에 출퇴근 문화가 생기면서부터 하루 3끼가 일반적이게 됐다. 게다가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신선한 채소, 과일, 곡물, 육류 등을 섭취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의 영양소가 부족하려야 부족할 수가 없게 됐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한 일이다.


책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의 저자 스티븐 건드리 박사는 수십 년간 의사로 일하면서 그동안의 많은 환자에게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부족을 겪는 사례를 보았다고 한다. 방금까지 현대인은 영양소가 부족할 날이 없다는 얘기를 했는데 뜬금없이 부족한 사례라니?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부족'의 주체가 우리 자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주체는 바로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에 있다. 다시 말해 환자들이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장 내 박테리아가 그 영양소를 생성하거나 흡수하지 못해서였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속의 장내 유익균이 소화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그 세균들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음식만 처리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특정 음식만 소화할 수 있다. 인간이 소화하는 게 아니라 박테리아가 소화하는 것 말이다.


건드리 박사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세포의 90%는 사실 인간 세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90%는 바로 우리 몸 안팎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 세포다. 따라서 우리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박테리아, 정확히는 우리에게 유익한 박테리아를 외부 침입자나 나쁜 박테리아에게서 지켜내고, 좋아라 하는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만약 그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을 제공한다면, 그들은 점점 약해지고 흔히 말하는 노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그들이 싫어하는 것

그렇다면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한 박테리아가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우리가 가장 많이 먹고 있는 쌀, 밀, 콩과 같은 것들이다. 외떡잎식물인 이 음식들은 렉틴이라는 화합물을 포함하는데, 이 화합물이 장내 유익균에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꽤 오랫동안 먹어온 이 음식들이 갑자기 우리 몸에 해롭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농경사회가 시작되기 전 수천만 년 동안은 주로 나무에서 생활하며 나뭇잎이나 쌍덕잎식물, 열매 등을 먹고살았다. 그래서 인간의 장 안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는 외떡잎식물을 주로 먹는 초식동물과 아주 다르게 진화했다. 따라서 외떡잎식물에 포함된 렉틴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인간, 정확히는 인간의 몸에 살고 있는 유익한 박테리아에겐 거의 없다.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1만 년 동안은 인간이 외떡잎식물을 먹어왔지만 렉틴에 대한 면역 내성을 키우는 데에는 진화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짧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게다가 렉틴은 위 음식들에만 있는 건 아니다. 외떡잎식물을 먹고 자란 동물들로 만든 육류와 유제품에도 있다. 또한 이런 음식들은 가공된 형태로 나오는데, 그 과정에서 박테리아가 소화할 수 없는 각종 화학물이 첨가된다. 결국 우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있는 거의 모든 음식에 대한 소화능력이 부족하며, 그로 인해 우리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렉틴을 포함하는 음식들


그들이 좋아하는 것

그렇다면 도대체 박테리아가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 것인가! 건드리 박사는 친절하게도 장내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책에 실어놨다. 그중 시중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몇 가지를 공유한다.


견과류

호두, 마카다미아, 헤이즐넛, 피스타치오는 장내 유익균이 가장 좋아하는 견과류다. 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담석을 예방하며, 당뇨병에도 효과가 좋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견과류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땅콩이나 캐슈너트에는 렉틴이 엄청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저자는 매일 한 줌 정도 먹는 걸 추천한다.


버섯류

장수 연구원들은 최근 버섯에 노화 예방 물질인 에르고티오네인과 글루타티온이 포함된다는 걸 밝혀냈다. 또한 특정 버섯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폴리페놀도 풍부하다. 하지만 버섯을 먹어야 하는 진짜 이유는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폴리아민 성분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성분은 노화 방지와 심장 보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곡물은 대부분 렉틴 함량이 높지만 조는 예외다. 만성 소화 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글루텐이 없는 대안 식품을 찾으면서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 조는 마그네슘, 칼륨, 섬유질도 풍부해서 장내 유익균이 아주 좋아하는 먹이다.


녹차

저자가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인 녹차는 자가면역질환 관련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좋다. 녹차에 들어 있는 성분이 자가면역 T세포와 염증성 호르몬인 사이토카인의 증가를 억제해 준다. 


올리브유

올리브유에는 폴리페놀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장내 유익균뿐만 아니라 피부 유익균이 정말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폴리페놀이라고 한다. 올리브유 외에도 참기름, 들기름, 코코넛 오일에도 풍부하다고 한다.



저자가 강추하는 올리브와 올리브유


정리

책에는 이외에도 많은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다. 처음엔 이렇게나 많은 음식들이 장내 유익균에 좋지 않다는 거에 놀랐는데, 좋은 음식들도 생각보다 많다는 거에 또다시 놀랐다. 또한 그에 맞는 식단, 조리법, 생활 방식까지 적혀 있어 바로 실생활에 적용해볼 수 있다. 앞으로 조금씩 실천으로 옮기면서, 맞이하게 될 변화들을 추적하고 실제로 좋은 결과가 있는지 꼭 비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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