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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리따 Mar 12. 2023

스토리텔링 마스터하기

저는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두 권의 종이책과 두 권의 전자책을 출간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책인 공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개인 저서입니다. 

이은대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자이언트북 컨설팅에서 매주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글쓰기 방법과 멘탈 수업을 다뤄주는 정규 과정과 초고 글을 실시간으로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문장 수업을 듣고 있어요. 최근에는 라이팅 코치 과정을 신청했습니다. 글쓰기 강사가 되어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요. 

글을 쓰기 위해서 문법, 구성, 메시지 등 중요하지 않은 건 없습니다. 자이언트 입과 후 처음 두 달 동안 스토리텔리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그 수업으로 저는 생각했던 주제를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일 년 전에 들은 내용입니다. 내용을 잊어버리기도 해서 따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수업도 해주셨어요. 많고 많은 글쓰기 내용 중에서 ‘스토리텔링 책쓰기’라고 주제를 정한 것은 그만큼 지금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수업 공지가 뜨고 일정부터 살펴봤습니다. 주말이니 남편이 가야 하는 결혼식이 있을 수도 있고요, 간혹 회사에 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 가서 두 시간 동안 수업을 들을지, 아니면 포기해야 할지 결정도 내려야 합니다. 

다행히 남편의 일정이 없습니다. 교통편을 예매했어요. 강남에서 수업을 하니 기차보다는 버스를 선택했습니다. 11시에 고속 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주말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찍 서둘렀는데 평일에 버스 타고 오는 시간과 차이가 없었어요. 바로 강남으로 이동했습니다. 

수업에 오기 위해 하루 온종일 시간을 비웠습니다. 일주일 전부터는 집안일도 미루지 않고 했어요. 빨래 정리, 청소 등을 하면서 깨끗하게 유지하려 했습니다. 그러면 집을 나설 때 눈치가 좀 덜 보입니다. 또한 주말에 남편이 조금이라도 쉴 수 있지요. 하루 네 시간 자는 날도 있었습니다. 새벽에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게 되더군요. 그래야 집안일까지 할 수 있으니까요. 잠이 와도 참습니다. 서울 오는 버스에서 잘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일찍 도착한 이유는 있습니다. 제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저는 길치와 방향치입니다. 처음 가는 곳은 늘 한 번은 헤매고 가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검색을 잘못했습니다. 버스 예매를 하기 위해서 터미널에서 강의 장소까지 가는 시간을 알아봤지요. 같은 이름 두 군데가 있었는데 저는 1호점을 선택했어요. 강남에 도착해서도 검색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도 미리 검색해 본 적이 있는 1호점을 아무 의심 없이 눌렀지요. 찾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근처 카페에 갔습니다. 

오후 한 시까지 글을 쓰고 점심을 먹고 이동할 계획이었습니다. 글쓰기는 십 분 초과했고요, 점심은 간단히 먹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니 생각나더라고요. 주소를 보내준 문자가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도 앱에서 다시 검색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불안함이 없었는데요, 네이버 지도에서 가는 길 십이 분이 걸린다는 말에 화면을 다시 보게 됩니다.

이전에 검색한 대로 의심 없이 검색한 제 잘못이겠죠. 그래도 열한 시에 서울에 도착해서 바로 강남으로 이동한 일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터미널에서 밥을 먹고, 글을 쓰고 출발했더라면 조금 더 조급한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한 시까지 글쓰기를 끝내고 삼십 분 뒤에 출발하겠다고 계획을 세운 일도 여유는 있었어요. 다행히 지도 앱은 제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도 가능합니다. 한 달 전 강남역 인근에 온 적이 있다는 사실도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방향치인 저는 건물과 지도를 여러 번 비교해가며 봐도 매번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 한 번 와보니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미리 온 일도, 한 번 와 봐서, 네이버 지도 앱에도 모든 게 감사하더라고요. 늦지 않게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업 십오 분 전에 도착했습니다. 작가님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었어 오. 아직 사인받지 않은 책과, 이번에 새로 출간한 책을 가지고 가서 사인도 받고 축하 인사도 건넸습니다. 

무엇보다도 강의를 듣고 어제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식으로 글을 쓰고 있어요. 늦지 않게 도착하니 편하게, 집중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왜 그렇게 조급했을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여유 있게 준비했던 건 왜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오는 길에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요. 그렇게 놓치고 살아가는 건 없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일기는 나를, 하루를 돌아보게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건너 뛸 때도 있었는데요 놓치지 않기 위해서 1일 시작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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