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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나책장 Jul 11. 2023

새벽. 테오와 야간 진료를 다녀왔다.

Chapter 1. 이별을 준비하던 여섯 번의 밤

2023. 6. 14.


테오와의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날부터 나는 1층에 이부자리를 폈다. 우리 집은 복층 오피스텔이고 내 침실은 2층에 있다. 테오는 관절이 약해지면서부터 1층에서 잠을 잤다. 얼마나 남은 시간일지 모르지만 나는 테오와 함께 자고 싶었다.

지난해 7월 즈음 우리 집에 온 아깽이 에디가 따라와서 야옹이들 화장실에(내 이부자리 옆) 배를 깔고 누웠다. 형님이나 누나를 너무 좋아해서(형님은 에디가 장난이 심해서 질색하지만) 늘 형님 테오 옆이든 누나 옆이든 같이 있으려고 하는 에디가 귀여웠다.

 

오늘도 세 식구가 같이 자려고 누웠는데 테오는 자꾸 편하게 눕지를 못하고 어정쩡하게 앉아 있었다. 뭔가 이상해 다가가보니 테오가 하혈을 하고 있었다.


'오늘이 테오의 마지막이구나...'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야간진료를 갔다.


"테오야 괜찮아. 누나가 계속 옆에 있을 거야." 테오에게 계속 말해주었다.

이 날 나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울지 않았다. 테오의 선고를 받고 지난 이틀 동안 이미 너무 많이 울었기 때문이다. 눈이 하루종일 퉁퉁 부어 있어서 안경을 벗을 수 없었다.

이틀을 그렇게 울고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테오와의 남은 시간을 명랑하게 지내다 마무리하겠다고 그날 저녁에 결심한 터였다.


야간진료라 앞에 순서의 고양이의 진료가 길어졌다. 한참을 기다리며 테오를 다독였다. '우리 아이가 오늘 가겠구나..'

돌아보면 이 날의 나는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차분하게 상황을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틀 전에 70만 원의 병원비를 쓰며 많은 검사를 했는데 선생님은 또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그날 검사받고 접종까지 맞고 와서 아이가 급격히 체력이 약해진 것 같아서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지혈 주사를 맞고 왔다.

이날 대표원장님이 야간진료를 하고 계셨는데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던 부분을 여쭤봤다. 선생님은 귀찮은 내색 없이 정중하고 사무적인 태도로 찬찬히 전부 설명해 주셨다.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아요. 검사를 더해서 아이가 더 힘들게 되거나 입원해 있는 동안 무지개다리를 떠나면 제가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오늘은 아닐 것 같아서 그래요. 정말 죽을 시간이 다가오는 아이들은 힘이 없어 앉아 있지도 못해요. 보호자분이 원하시는 대로 하자면 지혈 주사를 맞는 방법이 최선이에요. 하지만 지혈이 잘 되진 않을 거예요."


지혈주사를 맞고 아이와 함께 돌아왔다.

그날 떠날 줄 알았던 아이는 계속 하혈을 하긴 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6.5kg이었던 내 아이가 이제 겨우 2.9kg

노화란 참 무서운 거구나.


새벽 두 시.

지혈 주사를 맞고 돌아와 보초 서듯 테오를 바라보았다. 내가 잠든 사이에 아이가 떠나버릴까 봐 나는 잠들 수 없었다.


하나님.

그동안의 시간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요.

그러니.. 얼마의 시간이 남았든 남은 시간만큼은 테오가 고통 없이 평온히 있다 가길 바라요.

내 아이가 힘들지 않기를..


그날 나는 잠들 수 없었다.


에디가 오더니 화장실에 눕는다. 옆에 있겠다고 거기 가서 눕는 에디가 귀엽다.


테오의 CT. 양쪽 신장에 이미 구멍이 많다.

 

웬일인지 앉지를 못하고 어정쩡했던 아이
테오를 지켜봤다.
병원에서. 이날이 테오의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다.
새벽 두 시. 병원에서 돌아와서 뜬눈으로 테오를 지켜봤다. 내가 잠든 사이 아이가 떠날까봐 그날 나는 잠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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