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쯤, 초등학교 교실에는 소위 '학년 말 풍경'이라는 느낌적 느낌의 문화가 있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담임들은 '창체'나 '미술' 등의 수업을 통해 '마무리 활동' 수업을 구안하게 된다.
'우리들의 1년 돌아보기' 같은 활동인데, 대체로 '우리 반 ( ) 대 뉴스', '가장 즐거웠던 일', '기억에 남는 배움', '친구에게 상장 주기', '반성하기' 등의 느낌으로 진행한다. 물론 마지막까지 '교과 복습'으로 학습에 무게를 두고 학급 운영하는 담임선생님들도 계시지만.
그런데 올해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은 2월 깡그리 학교를 못 나오게 된 거다. 서울, 수도권 지역 초등학교는 오미크론의 활발한 활동을 견디지 못하고 원격 수업으로 대부분 전환되었다.
아이들이 그래도 주 3회씩 등교하던 터라 나는 오프 수업으로 세팅해 놓았는데 이렇게 온라인으로 전환되니 어쩔 수 없이 플랜 B로 학년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안 그래도 작년에 매일 등교 못 한 주가 더 많고 자주 못 봐 참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 (이런 마음이 크게 든다는 건 올해 아이들과 무척이나 정이 들었다는 얘기)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되는 것만 같아 안타까움에 살짝 훌쩍이기도.
피자 쿠폰 5장을 사놓은 게 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써야 한다는 말인가. 좀 잠잠해지면 모둠별로 모아 파티하려 한 건데.
한 가지 다짐. 내년에는 성적 처리, 진도 등을 빨리 마치고 2월쯤에는 좀 여유 있게 있어야겠다. 오늘 성적 마무리한다고 정신이 없어 잠시 방문했던 아이들에게 큰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미리미리 해 놓아 좋은 인과를 쌓아야 아이들과 찜찜함이 덜한 마무리가 될 거다. 이 글을 쓰는 건, 코로나 시대 풍경을 하나 기록해 놓자는 것도 있고, 또 내년의 내가 이 글을 보고 뭔가 깨닫길 바라는 마음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