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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샘 Feb 18. 2022

잡념 여왕의  명상역정(1)

야 너두. 명상 할 수 있어

멜 깁스가 한창 전성기 때  주연 한 ' 위민 원트'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이 어느 날  여자들의  마음 소리를 듣게 되어 일어나는 일들이  꽤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다.

출처:네이버영화


영화 주인공은 여자의 내면 소리를 듣는 거지만 어떤 면에선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내 속의 수다쟁이가  끊임없이 떠들고 있음에  난 좀 힘들었기 때문이다.


내게 한 가지 소원을 누가 묻는다면 그건 언제나 '마음의 평화'였다.  그만큼 시끌시끌한 내면세계를 견디기 힘들었다는 얘기.


그  수다쟁이는  주로  질책의 말을 많이 했다.   바보. 왜 그랬니. 그러지 말았어야지. 때론 자뻑의 말도 했다. 역시 너. 네가 젤이지. 네가 줼 잘 나가. 호호호. 그러다 다시 나락에  빠뜨리는 말을 주절대며 이 변덕쟁이는 끊임없이 내 안에서  자신의 괴상한 에너지를 무법자처럼 발산시켰다.


이 무법자는 과거를 추억하며 슬퍼하기도 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에 떨었다. 나는 이 제2의 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쩌면 제1의 나, 아무튼 이 괴팍스러운 자아 하나(때론 여럿)에 끊임없이 휘둘렸다.  나는 얘를 B자아라고 생각했고 나의 A, 즉 원초 자아는 퓨어하기 그지없을 거라며 막연한 자아분열을 일으켰다. 그래야 좀 나를 이해하며 살 거 같았으니까.


그러던 중 어찌어찌  20살 때 기도 생활을  약 2년간 집중 적으로 하게 되었고,  깊은 기도를 통해 이 무법자를 떨쳐 버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점점 이 형이상학적 세계, 언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세계에 빠져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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