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거야?
사실 나는 공무원이었기에 굳이 링크드인으로 경력관리나 인맥관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링크드인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생소했고, LSE에 와서 다들 링크드인으로 소통을 하고 교수와의 연결을 유지하기에 나도 계정은 만들어 놓고 나의 경력과 자격증을 올린 뒤 아무것도 게시하고 있지 않는 상태이다.
사실 내가 아무것도 게시하지 않은 이유는, 공식적인 학위, 직업, 자격증 외에 아직 어떤 것도 '공식적으로' 이룬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학위를 따고 나면, 학위증과 함께 LSE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을 올리거나, 성적을 잘 받으면, 해당 과목에 대한 소감 정도 올릴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 정도였다. 내가 여기서 하는 활동들이 있다고는 해도 이것은 그저 School things일 뿐이니, 어느 인사담당자가 보더라도, '뭔 학교생활을 저렇게 올려'하고 지나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실제로도 나름 관리자급은 아니지만 시니어 레벨이었다고 할 수 있는 직장경력을 가지고 있기에, 나에게 누군가 학교생활에서 들은 수업들을 경력으로 제출하면 그렇게 진정성 있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수상경력이나 공식적인 학회 참가 같은 것이면 모를까.
내가 이렇게 공식적인 것 외에는 소용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들어서일까. 이미 이루어 놓은 것들이 있고, 돌아갈 자리가 있기 때문에, 나를 포장하고 어필해야겠다는 간절함이 없어서일까. 이미 이 세상이 어떤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알아버려서일까.
이 아이들의 링크드인 사용법은 조금, 내 입장에선, 가소롭다(?). 학교에서 듣는 수업을 주제를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올리고, 마치 자신이 이러한 수업에 동참하여 깊은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수업에서 발표과제가 있던 날에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우리의 팀은 이러한 성과를 이루었다'라고 올리고 서로 '너와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는 식의 댓글을 달아준다. 백번 양보해서 내가 관심 있는 명사초청 강연을 찾아서 참석하는 것까지는 개인의 노력과 어떤 공식적인 이벤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수업 과제 발표라.. 이걸.... 왜? 좋은 점수가 나온 것도 아닌데... 교수와 함께 한 것도 아닌데...?
예전에 한창 우리나라에 페이스북이 들어올 때, 부모님께선 내게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 하나하나가 다 기업에서 보고 참고할 것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 했던 것이 기억난다. 부정적이거나 이상한 것들은 영향을 줄 순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증빙되는 스펙을 가진 사람과, 보여주기식 피드가 많은 사람 중, 나는 공식적인 스펙에 더 가중치를 둘 것 같다는 쪽이다.
이런 나의 의견에 몇몇 한국 친구들은 아마도 그들의 '간절함'이 그냥 뭐라도 올리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는 대답을 해 주었다. 어쩌면 정말 내가 이 영국시장에서 굳이 자리 잡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한 미국 친구는 조별과제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애가 링크드인에 자신이 다 한 것처럼 올렸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그래, 이런 게 비일비재할 텐데 이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겠냐고. 나는 그 아이에게 '신경 쓰지 마라, 어차피 공식적인 게 아닌 이상, 그렇게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어쩌면 이 말이 그에게는 또 다른 불안으로 다가갔을지도 모르겠다.
한 한국인 친구는 자신은 이들의 링크드인 사용법을 볼 때마다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는지를 배운다고 한다. 공식적이고 확실한 것, 정말 대단한 것 만 드러내고, 자신을 자랑하기보단 숨기고, 늘 겸손한 자세로 '낭중지추'의 기적을 바라며 누군가 알아봐 주기를 바라 온 우리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포장하고 어떻게든 있어 보이게 만드는 이들의 모습은 참, 어쭙잖다고 생각되다가도, 이런 애들한테 진짜 뛰어난 우리 애들(한국인들)이 그 '겸손의 미덕' 때문에 가려진다 생각하니 조금 분하기도 했다.
링크드인, 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