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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Dec 19. 2024

오늘 저녁은 생굴이 주인공

 남편이 며칠 전 시댁에서 생굴을 가져왔다. 굴을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데 퇴근길에 그 생굴이 떠올랐다.

'집에 빨리 가서 초장에 생굴 찍어 먹어야지.'

생굴 먹을 생각을 하니 입에 침이 고였다. 시원하면서 뭉클한 굴이 초장맛과 어울려 상큼한 맛을 내는데 뇌는 그 맛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은이는 생굴을 못 먹으니 아이를 위해 굴전도 해야겠다.'

4살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찾은 후 마트에 들렀다. 집에 계란이 두 개뿐이 없어 계란을 샀다. 굴전을 하려면 계란이 필요하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와 급히 요리를 시작했다. 퇴근 후 배가 고프니 더욱 빨리 먹고 싶었다. 생굴에 부침가루를 묻힌 후 계란물에 담갔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후 계란물 입힌 굴을 프라이팬에 올렸다. 열기를 느끼며 굴전이 완성됐다.

'이 냄새야!!'

뇌는 냄새를 기억해 음식을 연상한다고 한다. 굴전 냄새를 맡으며 난 이미 굴전맛을 느끼고 있었다.


식판에 생굴, 초장, 굴전을 담고 밥과 된장국을 담았다.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구입한 식판인데 나름 식사하기 괜찮다. 식사 준비가 끝나고 남편을 불렀다.

'밥 먹자'

남편, 아이, 나 셋이 식탁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굴전도 맛있지만 난 역시 생굴이었다. 냉장고에 넣어놔 시원한 생굴이 입안에서 탱탱하게 터지며 시원한 바다냄새가 입안에 가득 찼다.

'그래 이 맛이야. 이래서 굴을 바다의 우유라고 하나?'

적당한 연관성은 못 찾았지만 맛있으니 됐다.

굴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라니.

추운 겨울에 먹으니 굴맛이 더 특별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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