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냉면을 좋아한다.
그래서 특별히 먹고 싶은 메뉴가 없거나, 오랜 시간 식사를 못 해 너무 배가 고플 때,
혹은 기분이 꿀꿀해서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면
여지없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냉면집.
요즘 자주 가는 냉면집은, 사실 처음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속 발길이 닿더니, 어느새 나만의 ‘최고의 조합’을 찾아내게 되었다.
비빔냉면과 삼겹살.
보통 비빔냉면은 너무 매워서 물냉면을 주로 먹는 편인데,
이 집의 비빔냉면은 그 매운맛을 삼겹살이 완벽하게 잡아준다.
무와 오이, 그리고 고기까지 한입에 씹히는 그 조화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냥, 직접 먹어봐야 아는 맛.
가끔은
너무 허기진 날, 퇴근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찾기 전에 그 냉면집으로 향한다.
물론 그럴 때면 아이가 나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진다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안다.
아이를 만나기 전, 나 역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는 것을.
냉면집에 들어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는다.
뜨거운 육수를 한 컵 떠서, 식혀 두고 냉면이 나올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번호가 호명된다.
쟁반에 냉면과 삼겹살, 육수, 수저를 담아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비빔냉면에 삼겹살을 먹는다.
그 순간, 잠시 세상이 멈춘다.
‘그래. 이 맛이야.’
그 어떤 생각도 걱정도 사라지고
오직 그 한입, 그 맛에만 집중하게 된다.
‘역시 오길 잘했어.’
그 집이 있어 나는 참 다행이다.
조만간 또 가야겠다.
나의 소중한 행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