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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불안하지 않기 위해 불행을 택한다.

by 하정

한 달 전 갑자기 불안이 찾아왔다. 항상 소소한 불안은 친구처럼 있었지만 이번에는 태풍 같았다.

불안이 찾아오자 심장이 뛰고 숨이 가빠졌다. 그 자체로 너무 불편했다. 어떻게든 뛰는 심장을 멈추게 하고 싶었다.


유튜브에 불안 관련 영상도 찾아보며 불안의 이유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고 잦아지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불안 관련 책을 2권 빌렸다.

<불안한 마음을 안아 주는 심리학-가토 다이조>, <불안의 철학-기시미 이치로> \

불안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불안한 마음을 안아 주는 심리학은 불안한 이유에 대해 심리 분석 위주로 쓴 책이고, 불안의 철학은 심리보다는 좀 더 넓은 주제로 인간 존재, 질병 등 철학적 관점에서 다룬 내용이다.



인간은 불안하지 않기 위해 불행을 택한다.


책을 읽던 중 이 글을 만났다.

불안하지 않기 위해 불행을 선택한다니.


한 가지 예로 혼자 사는 게 불안한 사람은 배우자가 폭행을 하거나 도박을 하는 등 이혼의 사유가 있어도 불안하지 않기 위해 배우자와 불행하게 사는 삶을 택한다고 한다.


사람마다 불안을 느끼는 이유가 다르니 각자 그 불안을 피하기 위해 택하는 불행도 다르리라.


계속 책을 읽어가며 불안의 원인을 찾아보았다.



인간은 인간관계와 인정욕구로 인해 불안을 느낀다.



이 부분을 읽으니 내 불안의 원인은 인정욕구에서 오는 불안이라는 것을 알았다.

상대방의 표정, 말, 행동 등에서 불안을 많이 느꼈는데 원인이 바로 인정욕구였던 것이다.


책에서는 인정욕구만 내려놔도 불안이 많이 사라진다고 했다.


'내가 이런 사람인데 이 정도 대우는 받아야지.'

'저 사람 뭔데 나한테 저렇게 행동해?'

'뭔데 나를 무시하는 거야?'


대부분 인정욕구에서 오는 반응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욕구가 있다. 인정욕구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사회에서 항상 존중받고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인정욕구가 강할수록 불안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인정욕구가 강해서 불안이 온다면 해결책은 내려놓는 것이다.

'내가 뭐라고 모든 사람들한테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꼭 상대방이 나를 인정해줘야 하나? 난 나 자체로 나를 인정해.'

이런 식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태도나 말에서 크게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질병이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어디가 다치거나 병에 걸리면 몸이 큰 짐처럼 느껴진다. 또한 인간은 언젠가 죽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하면 지금 내가 추구하는 지위나 물질 등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것이 채워지지 않아 불안한 것들. 예를 들어 주택, 연봉, 성과, 승진 등 말이다. 이렇게 생각만 바꿔도 불안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지금 나는 불안이 잦아들었고 나름 이유도 찾았다.

또한 이 시간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추구했던 욕심들을 조금 내려놓는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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