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 자기계발서는 질리도록 읽었다.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젠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나 경영서는 왠만해선 식상해서 못읽을 정도이다. 대동소이한 그 형식과 내용에 매너리즘을 느낄 지경. 한때는 그런 책을 통해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커다란 마음의 울림이나 감동을 주는 스토리의 실체 없이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만 늘어놓는 책들은 깊이있는 통찰을 제공해 주지 않는 이상 별 감흥이 없다.
고전에 눈을 돌린다.
작년에 <군주론>을 읽었는데 꽤 흥미로웠다.
요즘 나오는 서적들에 비하면 워낙 옛날에 쓰여진 글이라 그런지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고 단순했지만, (한마디로 표현들이 우회적이고 적나라하지 않았다는 말)
오래전부터 불변하는 인간사의 어떤 면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었다.
(신하가 임금에게 전하는 글이니, 아마 표현들이 많이 순화되어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를 살아가는 내가 느끼기에는 처세와 정치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제공하며 임금에게 어필하는, 이력서 내지는 cover letter 같은 느낌의 글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란 사람은 조금더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글을 원한다. 현대시대에 맞는 표현이 있었으면 한다.
2019년 연말 북클럽 화이트 엘리펀트 이벤트 때 나에게 와준 책을 기억해 냈다. 1년 동안 읽지 못한 채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군주론>의 뒤를 있는 현대판 군주론, 비지니스에 활용될 수 있는 경영서라고 소개했던 것 같은데, 제목이 <전쟁의 기술> 이다. 경영서로 나왔다기에는 제목이 신선하다. 책꽂이에서 뽑아 들어서 읽어본다. 1년 넘게 빛을 보지 못했던, 책을 선물한 동생부부의 정성어린 메모를 발견하며, 책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진다.
실체없이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만 늘어놓던 기존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와는 다르게, 과거 전쟁의 역사 속에서 영웅들의 이야기나 전략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유해주면서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한다. 어딘가 식상하지 않고 참신하게 다가온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비지니스를 운영함에 있어서 취해야 할 스탠스나 태도, 마음가짐 등에 대한 통찰을 준다고 느껴진다. 아, 이제는 경영서나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전술서를 읽어야 할 타이밍인가?
<전쟁의 기술>을 신나게 읽고 있었는데, 요즘 갑자기 성경책 읽기 프로젝트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작되면서 <전쟁의 기술> 진도가 매우 느려졌지만, 두 책에서 다 내 관심을 사로잡고 느껴지는 부분이 비슷하다. 성경책은 <열왕기> 편을 읽고 있는 중인데, 핏빛 전쟁의 역사다. (성경책에 대한 디스커션은, 종교적 설득을 빼놓고 누군가 이야기 나누고 싶다. 신학공부를 해야 하는것인가? 이 내용을 어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한 부분들이 많거든)
그러고 보니 예전에 누군가 <손자병법>을 추천했던 것도 같다.
이제는 역사와 전술서에서 인사이트를 찾아야 할 듯.
<전쟁의 기술>에 대한 서평은 좀 지난 후에, 성경책 다 읽고, 전쟁의 기술 다 읽고 나서 아주 훗날에나 나올 것 같지만, 일단 지금까지 느낀점을 공유해 보고 싶었다. So far, so good.
선물해준 동생 부부들,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