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9년 경,
박사학위 수료를 얼마 남기지 않았을 무렵
한국 대기업에서 해외 석박사 인재채용을 위해 엘에이를 방문한다.
보수적인 한국 대기업답게
대리, 과장, 수석, 상무, 부사장, 사장님까지
위계의 사다리를 골고루 타며 모든 직급의 임직원분들이 앉아있는
무겁고도 조직적인 엄숙한 면접자리였다.
박사과정 연구주제 발표 후 여러가지 질문들이 오가던 중
위계의 가장 꼭대기, 사장님이 한 마디 던지신다.
"제니퍼씨는 MBTI 가 어떻게 되나요?"
MBTI 광풍이 불기 한참 전부터 MBTI 팬이었던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내가 잘 알고 있는 나의 MBTI 타입을 말한다.
"네, 저는 EDPS 입니다..."
순간 정적.. 뭔가 이상하다...?
앗, 나의 실수, ESTP 를 말한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EDPS 라고 튀어나왔다.
"앗, 죄송합니다. ESTP 입니다."
1-2초 간의 정적 후, 나를 포함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빵터짐.
나는 그 순간, 거기에 있던 모든 임직원 분들과
순식간에 강력한 본딩을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인터뷰 결과? 말해뭐해~
당연히 잘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