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된 이미지는 제 워들결과가 아닌 구글에서 가지고온 랜덤한 이미지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플레이하실 분들은 글 끝까지 읽고 워들 에티켓 잘 익히시고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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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에 런칭된 단어게임 워들 (Wordle)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인기와 바이럴한 전파력을 보이더니, 불과 4개월 만인 올해 1월, 뉴욕타임즈에 인수되면서 그 폭발적인 인기와 파괴적 유행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용자 증가추이를 보면 그야말로 삽시간에 들불 번지듯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11월 1일 기준 90명이었던 이용자가 보름만에 30만 명으로 늘더니, 2월 초 현재,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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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들의 런칭부터 인수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많은 개발자와 스타트업의 로망이다. 단어게임을 즐겨하던 브루클린 거주 개발자가, 본인이 스스로 즐길 만한 게임을 판데믹 기간 동안 만들어내어, 누구나 무료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웹에 출시한 것이 이렇게나 대박을 친 것이다.
(워들게임 웹사이트: https://www.powerlanguage.co.uk/wor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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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규칙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이렇다. 5개의 알파벳으로 된 단어를 맞추는데 여섯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랜덤한 알파벳을 무작위로 입력할 수 는 없고 반드시 실재하는 다섯 글자의 단어만 입력이 가능하다. 내가 입력한 단어 속 알파벳이 들어있고 위치까지 맞춘 경우 초록색으로 표시되고, 그 알파벳이 들어는 있으나 위치가 잘못되었을 경우 노란색으로 표시되고, 해당 알파벳이 주어진 단어에 없는 경우 검정색으로 표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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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Wordle 을 실제로 플레이 해보면, 개발자 한 명이 큰 욕심없이 런칭한 듯한 얼핏 단순해 보이는 이 게임 안에 여러가지 크고 작은 성공요소들이 곳곳에 너무도 완벽하고도 조화롭게 버무려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느끼는 이 게임의 성공요소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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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쉬운 단어.
플레이어가 맞추어야 하는 단어는, 대체로 미국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면 알 수 있는 쉬운 단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중고등학교 레벨 이상의 고급어휘를 알지 못하더라도 참여하는데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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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실패확률을 낮춰주는 너그러운 게임룰.
실제 존재하지 않는 단어는 입력자체가 불가능하다. 이것이 무슨 의미냐 하면, 내가 어휘력이 부족하여 아무 알파벳이나 무작위로 욱여넣거나, 혹은 순간의 실수로 스펠링을 잘못 입력했는데 그 조합이 실재하는 단어가 아닐 경우, 여섯 번의 기회 중 한 번을 박탈 당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경우, 입력된 단어가 튕겨나오면 다시 시도하게끔 되어있다. 이런 부분에서 게임 룰이 매우 Forgiving 하다고 보여지며. 실패 확률을 줄여주는 encouraging 한 요소들이기에, 플레이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좌절할 빈도수가 줄어 캐쥬얼한 오락성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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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논리적 추론과 Systematic Listing.
수학에 Systematic listing (혹은 Systematic counting) 이라는 기술이 있는데, 어떤 이벤트가 일어날 확률 등을 계산할 때, 경우의 수를 무작위적으로 랜덤하게 세어 나가면 중복 및 누락의 여지가 있으니, 정돈된 패턴으로 체계적으로 경우의 수를 세어 나가는 방법이다. 워들 게임에서 처음 한두번의 기회로 특정 알파벳의 존재유무나 위치에 대한 초기정보를 얻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논리적 추론력과 이 systematic listing 이 중요해 진다. 즉 위치가 정확한 알파벳과, 위치는 어긋나지만 꼭 넣어야 하는 알파벳, 그리고 아직 찾아내지 못한 알파벳 들의 조합을 머릿속으로 리스팅하며 가능할 수 있는 단어들의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뽑아내는 작업이 그것이다. 단언컨데, 이 부분이 이런 단어게임을 좋아하는 타겟층 (논리적 추론을 요하는 퍼즐게임을 즐겨하는 부류) 이 열광하는 바로 그 오락성의 핵심요소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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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우연성.
Systematic listing 을 통해, 주어진 힌트에서 가능한 단어들을 리스트업 시키고 나면, 그 다음 내가 시도하는 단어가 맞거나 틀릴 확률에는 다분히 우연성이 개입한다. 예를 들어 단어가 ( )-i-g-h-t 라는 것까지 알아냈는데, 이 단어가 Fight 일지, Light 일지, Might 일지, Night 일지, Right 일지, Sight 일지, Tight 일지는 이전 시도에서 알파벳이 제외되지 않은 이상, 모든 확률이 동일하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내가 한번에 맞추던, 여러번의 시도 후에 맞추던, 이는 순전히 운에 달렸다고 봐야한다. 결국, 완벽한 단어실력, 혹은 완벽한 논리적 추론력으로 순위가 결정되는 두뇌 올림피아드 같은 극강의 경쟁을 애초에 불가능하게 만들어 캐쥬얼한 오락적 요소가 한층 더 가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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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째, 사회적 공유기능.
게임을 다 즐긴 후에는 내 기록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는 친구들과 공통된 주제를 공유함으로써 재미를 배가 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이미 잘 알려진 바이럴 장치이다. 그리고 이 공유화면에는 실제 입력된 단어는 삭제되고 초록색과 노랑색, 그리고 검정색으로 표현된 격자만을 남겨둔 채 공유하게끔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 유발을 하게 해 놓았다. 티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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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째, 하루에 한 단어 룰.
워들의 웹사이트는 하루에 한 단어만 제공한다. 즉, 플레이어가 게임을 여러번 하고 싶어도 하루에 딱 한번의 게임만 할 수 있는데 이게 사람 미치게 만든다. 이런 감칠맛 나는 경험과 희소한 재미가 이 게임을 더욱 유니크하게 만든다. 새로운 단어는 매일 로컬시간 기준 밤 12시에 업데이트 되며, 해당 게임을 풀면, 다음날 자정까지 게임을 할 수가 없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날 주어진 그 한 단어를 가지고 다같이 게임을 한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보이지 않는 글로벌 강강수월래라고나 할까. 세계 전국 각지에 있는 친구들, 지인들, 모르는 사람들과 이 하나의 미션을 위해 다들 끙끙대고, 공유하며 이야깃 거리가 되고, 깔깔거릴 수 있음은 정말이지 워들이 주는 아주 독보적인 재미이다. 덕분에 그 날에 주어진 그 한 단어에 대한 본인의 게임성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때, 그 단어가 무엇인지를 발설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센스요, 눈치요, 글로벌 예의라는 무언의 규정이 생겨난 것은 부수적인 재미다. (결과공유는 반드시 공유버튼을 통해서 할 것!! 스크린샷 남겨서 단어를 전세계로 스포일 하는 사람은 각국 나랏말로 엄청난 욕 먹을 각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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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워들은 지난 1월 뉴욕타임즈에 인수되었는데, 이는 뉴욕타임즈의 독자층이 워들과 같은 단어게임을 즐겨하는 타겟층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뉴욕타임즈의 판단 하에 이루어진 아주 기가맥힌 인수였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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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한국에서 어렸을 때 워들과 매우 흡사한 야구게임이라는 것이 있었다. 네 자릿수의 숫자를 적고 상대방이 그 숫자를 맞추는 것인데 숫자는 맞으나 자릿수가 틀리면 볼 (Ball), 숫자도 자릿수도 맞으면 스트라이크 (Strike), 해당숫자가 아예 없으면 아웃 (Out) 으로 표현하는 아주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혹시 이 야구게임 기억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