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오페라 3. 벨칸토 오페라
10월의 오페라 세 번째입니다.
19세기 초반에 이르러 '벨칸토 bel canto, 아름다운 노래' 시대가 도래합니다. 극적인 표현이나 낭만적 서정보다 아름다운 목소리, 연주 효과 등에 중점을 두는 것을 말합니다. 음과 음 사이를 끊어지지 않도록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노래합니다.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는데 20세기 들어 이 기교적인 창법을 사용하여 마리아 칼라스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여신'으로 등극하지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뾰족하고 거친 산을 스키를 타고 내려오듯,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듯 미끄럽고 화려하며 편안합니다.
먼저 벨칸토 시대의 대표적인 희극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입니다.
우리들의 지인 '루치아노 파바로티'입니다. 아시는 분이죠? *^ 역시, 최고의 테너, 파바로티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넘치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의 노래는 뭔가 부풀어 넘칠 정도로 풍부한 감성을 일으킵니다. 가슴이 벌룽벌룽합니다. 벨칸토 시대의 비극 오페라는 빈센초 벨리니의 <노르마 Norma>가 대표적입니다. 천상의 목소리와 벨칸토 창법으로 오페라의 섹스 심벌이 된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들어보시지요.(오래된 영상이라 화질이 나쁩니다. 중간 클릭하여 목소리 들어보세요.)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 '조아키노 로시니 Gioacchino Rossini'인데 지난번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다루어 넘어갑니다.
이제 바로크와 고전, 독일의 징슈필, 벨칸토 시대를 지나 19세기 중반, 베르디에 이릅니다. 그는 오페라의 문법을 바꿉니다. 오페라에 극적이면서도 웅장한 스케일을 도입하고 성격과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역사적 소재를 차용해 그를 통한 갈등과 반목과 화해를 이끌어 냅니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e, 1813~1901)'는 단숨에 이탈리아 국민 음악가로 등극하지요. 지금도 이탈리아 통일의 영웅 '가리발디'와 더불어 최고의 국민 애인이지요. 1970년대 이탈리아 화폐 1000리라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1813년, 독일의 철학적 작곡가 '바그너'와 같은 해 태어나 일생을 서로의 영향권에 있습니다만 그의 개인사는 주름과 구멍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주세페 베르디가 모델인 이탈리아 화폐, 1969년 발행>
베르디의 3대 오페라는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토레>입니다. 오늘은 <일 트로바토레> 대신 <나부코>의 음악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낯설면 귀가 열리지 않아서요. <나부코>는 성경에 나오는 느부가넷살 왕과 그의 딸 '아비가일레', '페네나'를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연주되면 '비바 베르디, 비바 이탈리아'를 외칠 정도로 '제2의 이탈리아 국가'라고 합니다.
<라 트라비아타>는 오래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시조 <귀여운 여인>에 중요한 모티브로 쓰였습니다.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의 감미롭고 달콤한 신데렐라 이야기였지요.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은 거리의 여자입니다. 돈만 알고 돈만 벌었던 에드워드(리처드 기어)는 순수한 비비안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요. '달콤, 쌉쌀'은 생략하겠습니다. 둘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띄웁니다.
한글본 유튜브 영상이 화질이 좋지 않아 영화 편집본을 가져왔습니다. 아마 영상만 봐도 아실 거예요. ^^
귀에 익숙한 곡, 하나 더 들어보세요.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베르디의 후기 오페라는 바리톤과 베이스의 역할이 중요하고 강해집니다. 주로 테너와 소프라노가 사랑에 빠지면 바리톤이 죽자고 반대하는 정해진 도식에서 바리톤이 곡의 중심으로 뛰어 들어옵니다.
빅토르 위고 '왕은 즐긴다'를 원작으로 사회비판을 담았던 베르디의 <리골레토>입니다.
베르디는 이 <여자의 마음>을 리허설 때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요. 무대 위의 강렬한 한 방(^^)을 노렸던 게지요.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아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데 모두 이 곡을 흥얼거렸다고 합니다.
오늘은 별로 진도가 나가지 못했네요. ㅠㅠ
베르디의 아우라가 워낙 짙어 그 그늘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 탓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읽고 들어보시면 이후 어느 오페라 공연에서도 아는 곡, 하나쯤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베르디의 '오래지만 여전히 힘 있는 말'과 <운명의 힘> 서곡을 띄웁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 애썼지만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은 항상 나를 비껴갔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완벽을 포기하지 않았다."
'카라얀 Karajan'의 지휘입니다. 카리스마 있는 곡 해석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추구했던 카라얀이 들려주는 <운명의 힘, 서곡> 플루트 독주 부분, 귀 기울여 보세요. 마음이 저절로 촉촉해집니다.
가볍고 유쾌하게 되었나요??? ㅋㅋ
여전히 무거운가요? ㅎㅎ
10월이 중순을 지나고 있습니다. 벌써 한 해의 끝이 다가오네요. 아쉽지 않도록 오페라 들으시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활력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