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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Mar 18. 2024

아들에게 전하는 말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은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것인지 막내가 지낼 집을 구하고 필요한 것들을 사는 동안 엄마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신다는 전화를 받았고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며 큰아들은 상심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하였다.


시험공부 중인 아들은 곧 졸업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상처가 깊은지 사람을 믿기 어렵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동안 아들을 지켜보면서 활동적인 데다 친구를 좋아하여 사교성이 좋다 생각하면서 한편으론 바람 같은 아들이 불안하였는데 여자친구를 사귀고 나서 자신을 돌아본 계기가 되었다는 아들의 말에 부모가 못한 일을 여자 친구가 해준 것 같아 내심 반가우면서도 마음이 아프다는 아들에게는 짐짓 모른 척하며 네가 명품이 되면 좋은 사람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으니 걱정마라며 위로를 해 주었다.


이유야 어떻든 여자 친구와 헤어져 심란하다는 아들에게 사람과의 관계는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타버리고 너무 멀면 있는지 없는지 모르므로 난로처럼 대할 필요가 있다 말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보다 학식이나 기술이 조금 더 뛰어나거나 그렇지 않을 뿐 모두 비슷한 존재들이니 주눅 들 필요 없이 내면을 단단히 가꿀 기회로 삼으라 일러주었다.


여자 친구와 헤어지며 시험준비를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1차 시험을 무난히 합격하였다는 말에 축하를 해주었는데 예전에 학원을 다닐 때 머리가 좋다는 말을 곧잘 들은 돌아온 탕자 같은 아들이 앞으로는 따뜻한 커피 한잔과 길가에 핀 꽃 한 포기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푸르른 하늘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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