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막내는 몇 년 동안 제대로 여행을 못해서인지 올 일월달에 방학을 맞이하여 여행을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하였다.
나는 막내에게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동선을 정하여 계획을 짜보라고 일임해 놓고 떠날 때를 며칠 앞두고 평소에 가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였다.
미리 전날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시간에 맞추어 방문하자 한겨울이라 그런지 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사람들로 가득하였는데 내 순서가 되길 기다려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안면이 있는 선생님은 그전에 든 감기증상이 나았는지 물어보시고는 이번에는 어떤 일로 왔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그전 감기는 잘 나았고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비상시에 복용할 종합감기약을 지으러 왔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 선생님은 알았다면서 며칠을 처방해 주었으면 좋은지 내 의향을 물은 후에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이 약을 권하지 말라며 여행을 가서 같은 약을 나누어 먹은 사람이 발작을 하며 넘어진 사례가 있는 데다 해 외에서는 일이 생겼을 때 응급조치가 늦을 수 있다며 주의사항을 친절하게 설명한 후에 약을 처방해 주었다.
나는 그 약을 챙겨 들고 아들과 함께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 옆방에는 S대 나온 선생이 계시는데 그 선생은 환자가 많긴 하였지만 내가 약을 지어본 바로는
약을 하나 빼먹던지 하여 그때마다 약이 빠진 것 같다는 말을 한 기억이 있는 데다 날카로운 기구를 집어넣어 코안을 살필 때 그렇지 않아도 약한 피부에 눈물이 나올 만큼 아파 갈 때마다 아들은 곧잘 불친절하다는 말을 하였다.
어깨가 아파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갈 때면 치료를 하시는 분에게 돈을 벌어 샵을 열면 더 이익이지 않느냐고 말한 적 있는데 물리치료사는 의사가 오더를 내려야 하는 구조라며 의사 선생님은 힘이 세다는 말을 하였다.
의약분업으로 진료는 의사에게 보고 처방전으로 약사에게 약을 짓는 것도 환자입장에선 불편한데 의대증원 이천 명으로 정부와 의사협회가 대립각을 세우며 시끌시끌한 정국과 그제인가 응급실에 오는 것을 거부하여 어린아이가 사망한 일처럼 병원 옥탑방에 기거하며 오직 환자만을 바라본 장기려 선생님이나 언제든 환자가 필요할 때마다 볼 수 있도록 병원 가까운 곳에 살며 아침에 출근을 하다 화물차에 치여 타계한 어느 선생님을 떠올려본다.
첫 아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신도시에 살 때 감기가 들어 찾은 병원 선생은 기침소리를 듣는다며 청진기를 등 대신 가슴에 대며 고개를 앞으로 쑥 하고 내밀었는데 면역이 떨어졌는지 습진이 생겨 찾은 피부과 선생은 아침을 걸렀는지 오전에 병원에 갈 때마다 한쪽 다리를 달달 떨며 아침을 먹었는지 꼭 물어보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다리를 떨며 환자를 보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