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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Apr 14. 2024

하늘나라로 떠난 어머니께


병원의 지하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나와 관을 운구하여 실은 버스에 몸을 기대고 화장장을 향하던 날에


창밖에는 무성한 잎을 메단 연초록 나무들과 파아란 하늘 그리고 어디론가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슬로모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나가는데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떠난 지 벌써 일주일이 되어가네요.


어느 소설가님은 늙어서 이승을 떠날 때 좋은 날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하였는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청명한 날에 생의 마지막순간까지 그렇게 끔찍이 생각하는 외아들 더는 힘들지 않게 서둘러 떠나신 것 같아 한결 더 마음이 아려옵니다.


지난달 생긴 폐렴으로 입퇴원을 반복할 때까지만 하여도 어머니가 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날 줄은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


엄마, 사랑하는 엄마.


엄마라 불러보는 것은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이 되겠지요.


재작년 이맘때 어머니를 업고 나들이를 한 것이 우리와 함께 한 마지막 외출이 아니었나 합니다.


경치 좋은 곳에서 어머니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시고 나서 한걸음 한걸음 힘겹게 내딛으며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지요.


모습에 부아가 나면서 한편으론 얼마나 처연한 생각이 들던지.


내 말을 듣지 않아 생고생을 하신다는 모진 말을 그때는 차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은 모두 불효자가 되는 것이 맞나 봅니다.


꽃들에 둘러싸여 곱게 화장하고 누운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왜 그렇게 못 해 드린 것들만 생각이 나는지요.


더 자주 찾아뵐걸, 업고서라도 자주 여행을  다닐 걸, 사랑한다 많이 말할걸 하고요.


어머니, 살아내느라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다음생이 있다면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 가르마를 내어 예쁘게 땋아 학교도 보내주고 사랑도 많이 주는 화목한 부잣집딸로 꼭 태어나시길 바라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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