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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May 07. 2024

애도


어머니가 세상을 뜬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 비몽사몽 꿈처럼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날에는 다시는 어머니를 뵐 수 없다는 생각에 그날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병원 응급실에서 마주한 며칠사이에 수척해진 어머니의 모습이 가슴의 응어리 되어 불쑥불쑥 떠오르는데


여든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머니는 얼마나 시간이 지루하고 답답하셨을까.


어깨너머로 버스를 탈 정도의 글은 겨우 깨우쳤지만 사람들 속에서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것도 티브이를 보는 것도 취미가 없어 육십 평생을 밭고랑 사이에서 보내신 어머니.


고향을 찾을 때마다 현관 앞에서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시던 어머니는


집에 앉아 계시면 한숨을 쉬고 도시에 있는 내 집으로 오시면 답답하다 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나는 마치 낯선 이방인처럼 느껴졌는데     


아이를 낳았지만 친어머니를 일찍 여읜 이유인지 치맛자락을 붙들고 놓지 않는 아이처럼 모성애가 부족한 어머니와 오랜 세월 나는 숨바꼭질을 하였다.


이제 이승을 떠난 어머니의 손을 놓으며


새처럼 훨훨 날아 천국에 도착하였기를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말고 늘 웃는 얼굴로 머뭇거리지 않고 즐기면서 사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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