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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룸은귀여워 Dec 03. 2020

팬데믹 시대의 뮤직비즈니스

코로나 발병 이후 전세계 경제가 뒤흔들렸다.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산업의 성장률이 줄었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스트리밍 시장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음악시장 역시 비껴가지 못했다. 온라인으로 소비자를 만나며 새로운 수익처,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 다른 산업에 비해 어느 정도 선방한 것 처럼 보이지만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유통사 모두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뮤직비즈니스 분야는 바로 공연이다. 음악산업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자 공연분야는 물론이거니와 전체 산업이 휘청였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유투(U2)’, ‘콜드플레이(Coldplay)’, ‘마룬 파이브(Maroon 5)’등의 내한공연을 주최한 대형다국적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 역시 이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여러 언택트(비대면) 공연을 주최함에도 2020년 2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무려 95%가 감소했다니, 이쯤되면 소규모 공연기획사들은 어떻게 이 손해를 감당하고 있을지 우려마저 된다. 매니지먼트들도 갑작스런 공연 취소가 얼마나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 지 깨달았고, 출연료의 일부를 미리 지급할 수 있는 대형공연기획사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규모 사업체들은 그야말로 파산위기인 것이다.


빌리 아일리시 비대면 콘서트 출처: digitalmusicnews.com

그럼에도 많은 가수들이 다시 새 음원을 발표하고, 쇼비즈니스가 (겉으로는) 화려하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스트리밍’ 때문이다. 공연티켓판매로 수익을 낼 수 없자 시장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기 시작했고, 소비자가 주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현재 흐름에 따라 콘텐츠에 초점이 맞춰졌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해 6월과 올해 6월을 비교한 결과, 멜론, 삼성뮤직과 같은 뮤직플레이어플랫폼의 올해 사용자는 줄어든 반면, 영상 콘텐츠 플랫폼의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180만명에서 460만명으로 사용자가 증가해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상콘텐츠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아티스트들 역시 반사이익을 냈다. TV송출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영상플랫폼 등 수 많은 방법으로 동영상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인터넷 사용도가 높은 아시아 팬들을 가진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탄탄한 팬베이스, 미국에서의 인지도 상승과 맞물려 지미팰런쇼 유투브 채널에 1주일간 매일 영상이 업로드되기도 했다.


[Jimmy Fallon Show] 방탄소년단 - Idol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앞서 언급한대로 공연은 음악산업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핵심 요소이다. 아티스트들에게도 수입의 근간이다보니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최연소 그래미 4관왕 수상자인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는 매진됐던 첫 월드투어가 취소되자 지난 10월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다. 티켓값은 오프라인 티켓의 약 1/8인 30달러였지만 수많은 팬들이 모여 수익을 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의 인기가 높아지며, 앱에서 인기를 끈 곡이 빌보드 차트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의 “Savage Love(Laxed - Siren Beat)”은 뉴질랜드의 고등학생이었던 ‘조쉬685(Jawsh 685)’가 원작자로, 데룰로측이 먼저 콜라보를 제안해 완성된 곡이다. 한 순간에 틱톡 사용자가 빌보드 1위 아티스트로 탈바꿈한 것이다. 


[MV] Jawsh 685, Jason Derulo - Savage Love (Laxed - Siren Beat)


유희란 의식주가 해결된 이후에야 찾는 것이라 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의식주관련 업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라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 산업은 이번 전염병 여파에도 괜찮은 돌파구, 미래를 열어줄 탈출구를 찾은 거의 유일한 산업이다. 이러한 노력 덕에 소비자는 색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즐기게 됐다. 하지만 내 집에서 안락하게 공연을 보고 있음에도 어딘 지 모를 외로움에 빠지는 건 왜 일까. 코로나라는 지긋지긋한 병이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코로나 이후의 공연은 이전과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주리라 믿는다. 그때까지 우리 모두 방구석 1열에서 차분히 음악을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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