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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Jun 07. 2021

필라테스를 대하는 자세

내가 운동하는 곳에는 헬스, 필라테스, 요가 클래스가 다 있다. 작년 여름 오픈 때만 해도 회원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6:1 수업인데도 어느 날은 혼자서 수업을 받은 적도 있었고 많아야 3명 내외여서 정말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오픈한 지 10개월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신규회원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솔직히 1인용 샤워실, 헬스복과 수건 제공 등은 좋긴 하지만 처음처럼 완전히 깔끔하게 운영되는 것도 아니고 헬스 트레이너들도 개인 PT에만 열을 올릴 뿐 대부분의 시간에는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 것을 보면서 흐음...이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 어떻게 신규회원이 끊임없이 결제를 하러 오는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늘어난 회원수 대비 필라테스 선생님들의 수는 턱없이 모자라고, 날이 갈수록 예약하기가 너무 힘들다. 핸드폰 어플로 예약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필라테스 인원이 너무 많다 보니 전쟁이 따로 없다. 필라테스 선생님이 4-5명 되지만 나는 한 선생님에게만 정착했다. 모든 선생님의 수업에 다 참여해봤지만 가장 결이 잘 맞는 선생님의 수업을 택한 것이고, 솔직히 다른 선생님의 수업에 자리가 있어도 클릭을 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선생님 수업에 취소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들어가는 타입이다.



예약을 했다가도 갑자기 야근을 해야 하거나 약속이 생기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취소할 수밖에 없는데 필라테스 수업 3시간 이전까지만 정상적 취소가 가능하다. 야근이 3시간 이전에 확정되는 케이스가 얼마나 될까 싶지만 하루 전이 아닌 당일 취소만으로도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헬스장이었다. 이런이유로 전체 예약이 풀로 찼지만 막상 수업을 들어가 보면 3~4명만이 참여하는 케이스가 허다했다. 이건 아무래도 예약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관리자는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아무튼 일주일에 딱 2번의 필라테스를 하는 나는 이 예약을 놓칠 수가 없다. 기구 필라테스를 계속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막상 배우기 시작했는데 귀찮아서 빠지고, 피곤해서 빠지고, 약속 있어서 빠진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원데이 클래쓰에 참여하듯이 꼬박꼬박 참여하려고 한다. 원데이 클래쓰는 딱 그날만 있는 수업이다. 그날이 아니면 그 수업은 없듯이 내가 일주일에 2번 필라테스를 가지 않으면 어떤 자세를 못 배울 수도 있고, 속근육이 단련될 즈음에 원상 복귀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필라테스 수업을 사수하고 있는 것이다. 



별거 아니지만 필라테스 선생님의 '멋있어!'라는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부들부들 떨면서도 버티고 또 버틴다. 대부분의 시간에는 잘못된 자세로 생활하다가 의식적으로 척추를 곧추 세우고 코어에 힘을 주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나의 근육과 세포들에게 이것이 바른 자세라고 인식을 시킨다. 편한 자세가 아니라 바른 자세가 맞는 것이니 이것에 익숙해지라고 말이다. 



헬스장에는 회원권을 끊어놓고 거의 안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지만 1일 2운동으로 뽕을 뽑는 나처럼 원데이 클라쓰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필라테스를 예약한 화요일9시와 목요일 9시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 꿀꿀해도 가야 하고 타협할 생각하지 말고 가야 한다. 왜? 한 달에 8번의 수업밖에 없기 때문이고 그 선생님 수업을 어렵게 예약했기 때문이며, 그 수업을 통해 내 코어가 단단해지고 나의 정신건강 또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가도되고, 안가도 되고가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사수하다보면 나의 코어는 더욱 더 단단해지겠지? 언제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말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므로 배울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일때 아낌없이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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