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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샤 킴 Jun 13. 2022

미쳤어! 여자 혼자 인도를 간다고? 1

정말 인도는 성범죄의 소굴일까?


 이 글은 인도를 감싸거나 안전하다 주장하는 글이 결코 아니며,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인도. 처음 이 국가를 알게 된 것은 잘 자고 잘 먹던 꿈 많은 초등학생 때였다. 독서광이었던 나는 한창 그 시절 유행하던 한비야 작가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등의 해외여행 서적에 푹 빠져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처음 들어보는 낯선 국가들 - 몽골, 티베트 그리고 인도라는 국가에까지 차츰 눈을 뜨게 되었다. 당시에도 인도 여행 관련 서적을 읽던 중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물웅덩이에서 더위를 식히는 들개
오 마이 갓! 소와 개, 원숭이들이 사람들과 같이 돌아다니고 그 길에 배설을 하다니?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저자는 본인은 그다지 두려운 것이 없는 나이 많은 아줌마지만 그래도 '여성'이기때문에, 인도에대한 주변사람들좋지않은 인식으로 자유여행이 아닌 단체로 행동하는패키지여행을선택했어야했다고설명했다.                         

구르가온 대형 몰 스타벅스 앞에 출몰한 원숭이

그리고 그것은 어린 내게 물음표를 띄우게 했다. '인도라는 나라가 그렇게까지 위험한 나라인가?'라는 궁금증과 함께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했다. 사이트의 탑 링크에 나오는 인도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국적을 불문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납치와 실종, 각종 강력 범죄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슬프게도, 15년도 더 된 과거에서의 인도에 대한 인식과 현재의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에도 부모님 친구의 여동생이 오래전부터 인도를 여행하고 싶어 했다 하여, 어디를 대략적으로 돌지까지 정해놓았다고 전해 들었다. 나는 흔쾌히 만일 오게 된다면 나의 집에서 있고 싶을 만큼 머무르다 가도 좋다까지 전달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인도 여행 계획을 취소해버렸다. 이유는 동행이 없는 여성 혼자여서 무섭기 때문이었다.




자, 그럼 여기서 '팩트'를 집어보자.

'인도'는 소문처럼, 여성을 타깃으로 한 강력 범죄가 많은 위험한 나라인가?'


나는 이 답에, YES혹은 NO로 단언할 수는 없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자면 지역마다, 사람마다 천지 차이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도의 전반적인 공공 편의 시설들이나 시민의식은 한국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낙후되었고, 인구가 많은 만큼 또라이도 많다는 것이다(또라이 질량 보존 법칙).

위 질문의 답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첫 번째로, 인도의 빈부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 또한 빈부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인도는 말 그대로 밥 한 번 사 먹을 돈이 없어 끼니를 굶고, 길가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수도 델리 만 봐도 어디서나 구걸하는 걸인과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번잡한 고속도로 옆 갓길이나 터널 위, 논과 밭에 지어진 신석기시대에 있었을 법한 나무와 흙 따위로 얽기섥기 만든 움집. 혹은 고급 아파트 바로 옆 컨테이너 판자촌. 그런 곳에 제대로 된 상하수도나 전기 시설이 존재 할리 만무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인도 정부가 최근 많이 추진하기 시작한 공공 화장실에서 씻거나 물을 길어와 사용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숙인'하면 보통 혈혈단신, 혼자 지내는 사람으로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판자촌 따위의 집들은 아이들도 많은 대가족들이 거주하며 그들만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는 것이다. 그들은 평상시 대기질 오염지수가 무려 300이 넘는 이곳 델리, 매연과 먼지가 뒤섞인 차도 옆에서 빨래를 하고, 불을 때워 밥을 지어먹고 겨울을 난다. 심지어 학교나 유치원에 가 있어야 할 나이의 어린이들이 신발도 없이 돌아다니고, 위험해 보이는 공터나 쓰레기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유아 노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인 유아 노동에 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풀어보도록 하겠다.


두 번째로, 도시와 시골지역의 교육 수준 차이가 심각하다. 델리나 구르가온 같은  NCR, 뭄바이나 벵갈루루 같은 대도시에서는 영어를 사용하며 평균적인 한국 사람들과 비슷한 사회적 사고방식이나 경제적 수준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의 교육 열기는 우리나라 강남, 대치동 못지않게 뜨겁고, 쉽게 길거리에서 사교육 학원 광고판들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학식적인 것과 사회적 성공을 위한 교육에는 뜨거운 듯 하나, 정작 삶의 기초 토대가 되는 기본적인 '성교육'에는 문외한이다. 나름대로 델리에서 엘리트 교육 코스를 밟은 인도인 친구에게 직접 들은 결과 본인의 10대 학교 생활에 있어, '성교육'이란 것을 받아 본 사례는 고작 한 번 혹은 두 번으로 이마저도 제대로 된 양질의 교육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저 문화 충격, 그 자체였다. 도심에서 사립학교를 다니며 자란 이 친구조차 제대로 받아 본 기억이 없는 성교육이, 중심 지역 외의 시골 지역에서 과연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도심외로 조금만 나가면, 아무것도 없는 논과 밭이 펼쳐지는 완전한 딴 세상이 펼쳐진다. 전기와 인터넷, 통신마저 잘 터지지 않는 시골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교육과 문화를 접하기가 힘들다. 제대로 된 교육시설이 없고, 그나마 있는 정부 소속 공립학교에는 부모들이 학생들을 학교에 잘 보내지 않는다. 대신 가축을 돌보게 하거나 일터로 내보낸다. 그들은 아이들을 생계비를 벌어다 줄 일꾼으로 여기며, 그들에게 쓸 교육비 따위의 여유는 없다고 말한다. 당장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생존의 문제는 그들을 먼 미래를 보지 못하게 하는 장님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이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에게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본 예의범절이나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한마디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지와 생활고는 , 강력 범죄로 이루어지게 되고 실제로 우리가 모르게 도시보다 시골에서 성범죄나 살인 등의 강력 범죄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다만 이런 시골 지역일수록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실제 범행  수보다 경찰에 신고율 또한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쓰디  인도의 교육 현실은 인도의 범죄와 원천적 차별의 악순환의 굴레로 이어진다.



:: 단편으로 끝내고 싶었으나 할 이야기많아져 아래 2편으로계속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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