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 감독 휘하의 토트넘이 21-22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8월에 펼쳐진 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물론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지만 3연승은 충분히 고무적인 성과다.
이와 같은 토트넘의 선전에는 견고해진 수비력의 지분이 상당하다. 그러나 누누의 빌드업과 공격 전술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알리의 수훈도 그에 못지 않다.
1-4-3-3을 메인 전술로 활용하는 누누 감독은 알리를 2선 좌측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있다. 이때 알리가 수행하는 역할이 굉장히 다양한데, 사실상 누누 감독의 전술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지난 29일(한국 시간) 저녁에 펼쳐진 왓포드 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하단에 게시된 사진을 보라.
알리의 왓포드 전 히트맵이다. 상술했듯이 좌측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기 때문에 상대의 좌측면에 짙은 터치 분포도가 형성되어 있다.
좌측 하프 스페이스와 좌측 깊숙한 측면에서 온더볼을 가져가며 왓포드의 좌측 측면을 직접적으로 타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좌측 풀백 레길론, 좌측 공격수 베르바인과 부분 전술을 수행하면서 순간적인 수적 동위 혹은 수적 우위를 이끌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전방으로의 볼 공급이 여의치 않을 때는 스킵이 자리한 최후방 빌드업 라인까지 후진하여 다이어-산체스를 지원했다.
더 나아가 알리는 자신을 미끼로 하여 베르바인과 레길론에게 유의미한 공격 기회를 생산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좌측 미들 서드 부근에서 순간적인 침투를 통해 왓포드의 우측 풀백과 우측 센터백을 자신에게 유인했다. 알리의 오프더볼에 의해 왓포드의 우측 수비 라인이 중앙으로 치우쳤고 자연스레 베르바인 혹은 레길론에게 넓은 좌측 측면 공간이 파생됐다.
즉, 토트넘의 좌측 공격은 알리의 움직임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한 것이다. 좌측 최후방 빌드업 라인, 좌측 와이드 측면, 좌측 미들서드 -> 좌측 하프스페이스까지 무려 세 가지 공간을 점유했다. 그리고 점유하는 공간에 따라 수행하는 역할도 확연히 상이했다.
이렇듯 알리는 누누의 전술 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포체티노 체제에서 한창 물오른 득점 감각을 과시하던 때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지금의 전술적인 퍼포먼스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토트넘과 누누 감독을 상승궤도에 올려놓을 자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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