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레반도프스키가 보여준 스포츠맨십


스포츠라는 산업의 굴레에 포함된 이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덕목이 있다. 예를 들자면 건강한 경쟁, 상대에 대한 존중, 동업자 정신, 정당한 패배에 대한 승복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가치를 아우르는 규범을 '스포츠맨십'이라고 총칭한다.

지난 9일 새벽(한국 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 폴란드와 잉글랜드가 격돌했다. 폴란드는 조 2위를 탈환하기 위해, 잉글랜드는 조 1위를 굳히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물론 더 간절한 쪽은 단연 폴란드였다. 이에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폴란드의 홈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폴란드 대표팀에게 힘을 실어줬다. 헌데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 전에 다소 과격한 상황이 연출됐다.

인종차별 행위에 반대하는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을 매경기마다 시행하는 잉글랜드 대표팀에게 수많은 야유가 쏟아진 것이다. 최근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대한 반향, 효과, 효력 등이 희미해지면서 나타난 일종의 저항 행위였다.



이와 같은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폴란드 대표팀의 주장 레반도프스키가 나섰다. 레반도프스키는 자신의 왼팔에 부착된 'RESPECT' 패치를 직접적으로 가리켰다.

레반도프스키가 홈 팬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명확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을 존중하라.' 이는 서두에서 제시한 '상대에 대한 존중'의 범위에 포함되는 '스포츠맨십'이었다.



간혹 아니 일반적으로 프로 스포츠의 세계는 냉혹하다. 경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를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임즈맨십'이 각광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게임즈맨십'의 중요성도 '스포츠맨십'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게임즈맨십'은 상대에 대한 존중 없이 절대 용납될 수 없다. 그렇기에 '스포츠맨십'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휘하는 것이다.

레반도프스키는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을 존중하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그의 스포츠맨십은 주장다웠고 스포츠인이었다. 이런 레반도프스키에게 어찌 전 세계의 축구팬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인플루언서 팬하기 부탁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포츠와 베팅 사이에 균열을 만든 이탈리아의 존엄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