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와 투헬에게 3연패를 당한 맨시티와 펩 과르디올라의 독이 잔뜩 올라 있는 모양새였다. 사실상 첼시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명목하에 최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구사했다. 실제로 첼시는 맨시티 전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패배의 쓴맛을 봤다.
맨시티가 첼시를 압도한 이유는 명확했다. 초장부터 첼시를 강력하게 압박하여 역습의 기회, 전환의 여유 등을 일체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첼시의 좌측 후방 빌드업 과정을 완벽히 봉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있는 맨시티의 압박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한 것에 기인한다. 그야말로 첼시를 찍어 눌러 버린 맨시티의 압박 전술이었다.
맨시티는 1차적으로 첼시의 빌드업 체계에서 핵심이 되는 조르지뉴를 차단했다. 골킥 상황에서 포든, 제수스가 조르지뉴의 양옆에서 직접적인 견제를 펼쳤고 자연스레 멘디의 선택은 좌우 센터백 혹은 전방으로의 롱킥으로 이어졌다. 첼시의 빌드업을 시작 단계부터 무너뜨리겠다는 맨시티의 포석이 깔린 것이다.
멘디가 좌우 센터백에게 볼을 전개하면 그와 동시에 포든의 압박이 시작됐다. 주로 우측 센터백(크리스텐센,T.실바)에게 볼이 주어졌고 포든이 압박을 펼칠 때 데브라이너, 그릴리쉬가 간격을 좁혀 들어왔다. 첼시의 우측 빌드업을 봉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에 따라 첼시의 우측 센터백은 멘디 혹은 뤼디거가 있는 좌측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뤼디거에게 볼이 가는 순간 조르지뉴를 마크하고 있던 제주스의 압박이 시작됐다. 이때 포든이 멘디와 크리스텐센의 공간을 커버하고 있었기 때문에 뤼디거의 선택지는 좌측 측면에 있던 알론소 혹은 코바시치로 압축됐다. 좌측 측면으로 볼이 전개됐을 때는 워커 혹은 베르나르도 실바의 압박이 펼쳐졌다. 워커는 알론소, 베르나르도 실바는 코바시치를 끊임없이 밀어내며 첼시의 후방 빌드업을 깊숙한 측면으로 몰아세웠다.
이에 조르지뉴가 좌측 측면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데브라이너의 직접적인 견제로 인해 전방으로 시야를 돌리기란 쉽지 않았다. 이처럼 첼시의 좌측 빌드업이 힘을 쓰지 못하자 우측에 있던 캉테의 지원도 발생했는데, 이때는 그릴리쉬가 캉테를 저지했다. 즉, 맨시티는 첼시 선수들과 1 vs 1로 맞서는 압박 시스템을 구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 압박 시스템은 첼시의 후방 빌드업을 계속해서 후진시키는데 성공했고 첼시에게 그 어떤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첼시도 이와 같은 맨시티의 압박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전반전에 실점과 유효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제임스의 부상 이탈과 맨시티의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인해 벌어진 공수 간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승부의 추를 맨시티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맨시티는 포기하지 않고 펀치를 날렸고 첼시의 가드는 서서히 벌어졌다. 어쩌면 지난 시즌 첼시 전 3연패가 맨시티의 의지를 더욱 불태웠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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