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by 한지연


나는 겁났다

지금 울면

지금 찡그리면

지금 자비로운 듯 이해하지 않으면

이젠 내게 올 줄도 모르는 행복들이

이젠 정말 내게 올 줄도 모르는 안개 걷힌 순간들이

멀리서 지켜보다 달아날 것을


미소 지었다, 이해했다, 하하. 웃었다

그래도 변하는 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놓으려는 그 순간

내 어깨에 손을 얹으려는 기쁨이 달아날까 봐

금세 다시 미소 짓는 척, 이해하는 척, 여유로운 척했다

그래도 변하는 건 없다는 걸 알았다


그 모든 것이 케케묵은 그물 안에 가두려는

나와 삶과의 이간질임을 알았다


오라. 모든 부조리한 썩은 것들

오라. 화, 분노, 짜증, 우울, 질투, 욕망

오라. 이름 붙여진,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모든 것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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