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예쁜 마음이 나를 더욱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 지 모르겠다. 정말 오랜만에 생협 활동가 워크숍에 다녀왔다. 군산에 도착해서 집에 들러 수업 준비를 하고 부지런히 아동센터로 달려갔다. 끝나자마자 이영산 작가 강연회에 가려고 준비하는데 엄마가 전화해서 한참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겨우 끊었더니 이어서 요양보호사의 전화.
"엘리베이터 공사하면 3주 동안 운행을 못한다는데 엄마 어떻게 해요? 관리사무소 가서 이야기 좀 해보고 대책을 세워야지 이거 어떻게 해요.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대요?"
흥분하는 요양사를 진정시키고 부랴부랴 강연하는 예스트 서점으로 달렸다. 늦게 도착해서 죄송했는데 이 와중에 오늘도 멋있었다. 이영산 작가님은. 하하
<봄날의 엄마>가 출간되고 책을 읽자마자 바로 장문의 톡으로 리뷰를 남겨 준 사람은 역시나 친구 방글이 었다. '친하면서도 너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고 너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진다'는 말은 내 책을 읽으면 나올만한 말이라고 상상했다. 그런데 끝까지 단숨에 읽어내고 싶게 흡입력 있게 구성을 너무도 잘 짠 것 같다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말을 들으니 좀 부끄러웠다. 나는 아직 그 정도의 글 솜씨는 아닌데 말이다.
'외로웠을 시절에 뜻깊고 소중한 인연들이 많았구나. 내 친구 고생 많았다. 이렇게 값진 선물은 내 평생 처음이야. 두 번째 책도 기다리고 있을게."
다정하고 따뜻한 친구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물이 났다.
한 친구는 읽고 엄청 울었다는 장문의 카톡이 여러 번 왔다. 다른 친구들과 명희 언니, 수미 언니, 은희 언니, 경희, 유화 모두 책 읽고 부모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고 건강하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책은 그들이 사줬는데 나보고 고맙다고 했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책을 낸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감사의 마음이 생겼다니 내가 선한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라는 자부심이 살짝 들었다.
오늘 선임 씨의 전화는 정말 정말 고마웠다. 항상 밝아서 몰랐다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내가 이 책을 주위에 홍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좋은 책을 써줘서 고맙다고 했다. 시어머님께 읽어보라고 드리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 제가 아는 분이 이 책을 쓰셨는데 한번 읽어보세요. 이 책을 읽으니 어른들 건강하실 때 더 함께 하는 시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어머님께 잘하고 싶으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당연히 시어머님은 며느리가 예뻤을 것이고 정겨운 말들이 오고 갔다고 한다. 그 시어머니는 복이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선임 씨처럼 마음씨 예쁜 며느리가 있으니 말이다.
'출판기념회 때 부를걸 그랬나?' 이런 아쉬움까지 들 정도로 어찌나 칭찬을 하며 감동받았던 부분을 이야기하던지. 심지어 못 그린 그림마저 너무 잘 그렸다며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선임 씨는 말이 보배인 사람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언제나 그랬다. 나를 비행기 태우는데 1등인 사람이다. 이 보물 같은 인연을 놓치지 않고 살고 싶다.
'고마워, 선임 씨! 그 예쁜 마음이 나를 더욱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